'대선 등판' 한덕수 "이 길밖에 없다"…출마 선언하는 날 광주 찾을 듯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5.02 00:05  수정 2025.05.02 00:05

한덕수, 대국민담화 통해 사임 뜻 밝혀

"직면한 위기 극복 위해 직 내려놓기로"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서 대선 출마 선언

후보 등록 후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국무총리직 사퇴를 발표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치고 손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국무총리직 사의를 표명하고, 대선 행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한덕수 대행의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이뤄진다. 당초 한 대행은 대선 출마 선언 장소로 광주를 검토했었지만, 기자들의 편의 등을 위해 국회 소통관이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한 대행은 대권 행보 첫날 광주를 찾는다. 한 대행은 출마 선언을 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으로 대선 예비후보 등록 후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민통합 행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행의 사직서는 2일 오전 0시에 수리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5월 21일 부임한 한 대행은 1077일 동안 재임하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행은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발표를 통해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엄중한 시기 내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러한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1970년 공직에 들어와 50년 가까운 세월을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최일선에서 우리 국민의 일꾼이자 산증인으로 뛰었다"며 "50년 가까운 세월, 경제의 최일선에서 제가 배운 것은 국가가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단순한 진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이제까지 없던 거대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표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세울 수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며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행은 "그동안 무엇이 제 책임을 완수하는 길인가 고민해 왔다.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길었다"며 "당장 내가 맡고 있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과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두 갈래의 길이 놓여 있었지만,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나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 한 사람이 잘되고 못되고는 중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는 확실해야 한다.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잘 되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며 계속해서 번영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면서도 "국가를 위해 내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했다.


국무총리직 사퇴를 발표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마치고 직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대국민담화 발표 이후 한 대행은 총리실 직원들과 티타임(차담)을 가지면서 퇴임식을 갈음했다.


한 대행은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한 힘은 간명하다"며 "공직자는 개인의 영달이나 사욕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 그리고 사명감이었다. 그것이 가장 큰 자랑이었다"고 했다. 특히 "2022년 5월부터 만 3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했다.


한 대행은 "오늘 무거운 각오로 공직을 떠난다"며 "비록 나는 떠나지만, 국정운영에는 한치의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여러분 한분 한분의 역량과 진심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료 공직자 여러분, 사랑한다. 국가와 국민이 내 인생이고, 대한민국 공직자 여러분이 내 가족이었습니다. 감사하다"고 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후 6시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에서 총리실 직원들의 환송을 받았다. 한 대행은 직원들과 악수하며 "너무 고생 많았다. 또 뵙겠다. 감사하다"고 했다.


앞으로 한 대행은 '반명(반이재명) 빅텐트' 구축 작업에 상당한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대행 측은 오는 3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 협상에 곧바로 돌입할 예정이다. 또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도 끌어안겠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캠프'도 본격적으로 꾸려지는 모습이다. 현재는 지난달 29일 사직한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 캠프의 핵심 실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곡성군 출신의 이정현 전 새누리당(現 국민의힘) 대표가 한 대행 캠프에 합류했고,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도 대거 캠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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