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두둑이 쌓인 방산업계...수출 성장 기세 잇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5.05 06:00  수정 2025.05.05 06:00

4사 1분기 합산 매출 8조2천억 전망...최대치 경신

한화에어로 지상방산 흑자 전환…업계 성장 견인

유럽·중동 수출 집중...하반기 수주 모멘텀 기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코리아디펜스데이(KOREADEFENSEDAY) 2025’ 행사에 마련된 한화 방산3사 부스 전경.ⓒ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산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실적 순풍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동 수요에 힘입어 지상무기와 특수선 수출이 본격화된 결과다. 방산 4사가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하반기까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방산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LIG넥스원·현대로템)의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은 약 8조26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 7조원대를 처음 넘긴 데 이어 또 한 번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고공행진의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이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4842억원, 영업이익 56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8%, 3060% 급증했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의 유럽 수출이 본격화되며 지상방산 부문이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해당 부문의 매출은 1조1575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3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항공(5309억원), 한화시스템(6901억원), 한화오션(3조1431억원) 등 자회사들의 매출 역시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고 원·달러 환율 상승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분기 매출 6993억원, 영업이익 468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5.5%, 2.5% 줄었으나 하반기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FA-50 납품과 KF-21 양산 계약 등 주요 프로젝트가 집중된 데다 중동향 수출 기대감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도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오는 8일, 현대로템은 이달 중순쯤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이 추산한 LIG넥스원의 1분기 실적은 매출 8042억원, 영업이익 648억원 규모다. 매출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소폭(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시스템(L-SAM)의 체계 개발 완료에 따라 하반기 양산 계약과 중동 수출 추진 등이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1분기 매출 1조2766억원, 영업이익 187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년 대비 각각 70.7%, 319.2% 늘어난 수치다. 회사는 지난해 폴란드와 K2 전차 1차 공급 계약(180대)에 이어 최근 820대 규모의 2차 계약도 협상 막바지 단계에 있다. 업계는 조만간 2차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의 배경에는 누적된 수주 물량이 있다. 방산 4사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총 81조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2조4030억원, KAI 24조6994억원, LIG넥스원 20조531억원, 현대로템 3조8727억원 순이다. 대부분 기업이 3~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수출 지역이 유럽과 중동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외부 변수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유럽과 중동 주요국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해 방위비 지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방산업은 미국발 관세 충격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의 재무장 움직임에 따라 유럽 지역에서 방산 지출이 큰 폭 확대될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유럽 방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현지 협력 체계도 갖춰 나가고 있어 향후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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