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재계 36위...빗썸도 대기업 진입
코인원·코빗·고팍스 등은 점유율 한자리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몰리는 업비트, 빗썸은 대기업으로 분류될 만큼 성장한 반면, 여타 거래소들은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며 대기업 지위를 유지했다. 자산총액은 지난해 9조4700억원(53위)에서 올해 15조8700억원(36위)으로 상승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일반 대기업이었지만 1년 만에 상위 대기업으로 지정됐다.
빗썸 역시 올해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에 진입했다. 자산총액은 5조21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재계 순위 90위에 올랐다. 이로써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톱2'는 모두 대기업 반열에 들었다.
두 거래소는 도합 97%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이날 기준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72.3%에 달하며, 빗썸도 약 25.1%를 차지했다.
이같은 양대 거래소로의 강력한 '쏠림 현상'은 중소 거래소들의 극심한 부진을 의미한다. 나머지 약 3%의 시장에서 코인원이 1.8%를 점유했고, 코빗(0.7%)과 고팍스(0.1%)는 1%에도 못 미치는 점유율에 머물렀다.
점유율 부진은 경영 압박으로 이어진다. 코인원·코빗·고팍스는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폭은 전년(2023년) 대비 줄어든 수치지만 경영 압박을 피할 순 없게 됐다. 특히 고팍스는 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파산 이후 고파이 이용자에게 돌려줘야 할 가상자산을 '미지급금'으로 장부에 반영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기관 및 법인 투자자 시장 진입 허용을 판도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에 한해 투자 목적 가상자산 거래가 허용될 예정이다. '기관 유치 마케팅'에 성공하는 거래소는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른 거래소 간 커스터디, 브로커리지 서비스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여러 거래소들이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서 대형거래소의 시장 독점을 해소를 노력했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에 한정된 시장에서는 쉽지 않았다"며 "기관과 법인 투자자 시장 진입, 외국인 거래 허용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경쟁환경 구축이 빠르게 추진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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