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3년 연속 5월 11일에 감독 경질
최근에는 보다 빠른 판단으로 시즌 초 교체 결정
야구팬들에게 5월 11일은 다소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시즌 초반 좋지 않은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감독 교체의 칼을 빼드는, ‘경질 데이’라는 서슬 퍼런 잔혹사를 지닌 날이기 때문이다.
2021년 롯데는 5월 11일, 지휘봉을 잡고 있던 허문회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롯데의 팀 성적은 12승 18패로 리그 최하위였고, 구단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고 있는 허 감독과 더는 함께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22년에는 NC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동욱 감독이 경질됐다. 날짜는 5월 11일이었고 NC 또한 9승 24패로 10위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NC는 부진한 팀 성적 외에 시즌 초 코치들 간의 주먹다짐 사태가 벌어져 민심이 흉흉한 상태였다.
이듬해에도 5월 11일은 감독이 잘려나가는 비극적인 날이었다. 이번에는 한화 외국인 감독 수베로였다. 한화 역시 11승 1무 19패로 최하위였고 부임 당시 리빌딩의 숙제를 떠안았으나 구단 수뇌부는 계속된 꼴찌를 참아낼 인내심이 없었다.
지난해에는 몇 개 구단을 둘러싸고 4년 연속 ‘경질 데이’의 소문이 모락모락 피어났으나 별다른 소식 없이 넘어갔다.
그렇다면 시즌 초반인 5월 감독 교체는 흔한 일일까?
KBO리그 역사에서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뀐 사례는 총 46번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7월이 10번으로 가장 많았고, 5월과 6월도 9번이나 됐다. 즉, 5월 감독 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닌 것. 그리고 8월이 7회, 4월이 5회, 9월이 4회, 10월이 2회 순이었다.
감독 교체가 5~7월에 몰려있다는 것은 역시 성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의 대부분의 구단은 매년 성적을 내야하는데 7월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인 전반기 내에 감독을 바꿔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구단별로는 롯데가 9번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와 LG가 각각 7번, 두산과 KIA, 그리고 지금은 해체된 삼미·청보가 4번씩 감독을 바꿨다. 삼성과 NC는 3회, 키움과 쌍방울이 2회이며 SSG는 SK 시절 딱 한 차례 시즌 중 감독 교체의 칼을 빼들었는데 2011년 김성근 감독이었다.
올 시즌에는 ‘5월 경질 데이’가 찾아올까. 눈에 띄는 점이라면 2010년 이후 단행된 18번의 시즌 중 감독 교체에서 5월에만 6번이나 몰려있다는 점이다.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제는 구단들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