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성적표 엇갈린다…KT·LG '순풍'·SKT '역풍'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5.09 11:32  수정 2025.05.09 11:58

KT 부동산, LGU+ 비용 효율화로 1분기 선전

SKT는 해킹 사고로 2분기부터 유심·과징금 부담

서울 한 지역 이동통신 3사 대리점. ⓒ뉴시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통 3사가 올해 1분기 일제히 개선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 본업 견조, AI 사업 성장, 비용 효율화 등이 맞물린 효과다.


4월 SK텔레콤 해킹 사고로 2분기부터는 성적표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부동산 프로젝트 수익, 마케팅 비용 축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SK텔레콤은 이통 가입자 이탈, 신규 가입 제한 조치 등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1조2259억원과 견줘 약 22% 늘어난 액수다.


KT와 LG유플러스가 최근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888억원, 2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0%, 15.6%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2일 실적을 발표한다.


이 기간 KT는 부동산 프로젝트 수익 등 그룹사 이익 기여가 두드러졌다.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중 그룹사 기여분은 2887억원으로 전체의 42%에 달한다.


회사측은 그룹사인 ‘넥스트커넥트PFV(NCP)’가 개발한 구의역 일대 롯데 이스트폴 아파트가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면서 관련 분양 매출과 이익이 이번 실적에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데이터센터(DC)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kt cloud의 1분기 매출은 2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급증했다. DC 사업은 글로벌 고객의 코로케이션 서비스 수요 확대와 DBO(설계·시공·운영)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클라우드 사업은 공공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대하며, 기업고객 대상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AI 클라우드 매출도 증가했다.


본업인 유·무선 사업도 안정적이었다. 무선 사업은 5G 가입자 기반 확대와 알뜰폰 사업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5G 가입자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8.9%를 차지하며 비중이 확대됐다.


유선 사업에서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기가인터넷 가입자와 부가서비스 이용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다. 다만 유선전화 매출은 가정 내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이 기간 10.5% 감소했다.


KT 김영섭 대표(왼쪽)와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이 3월 25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KT

LG유플러스는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 등의 효과와 본업 정상화가 주효했다. 회사측은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저수익 사업 중단과 비용 효율화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사는 '아이돌 플러스', '스포키' 등 플랫폼 서비스와 스마트팩토리, 로봇, 화물, 메타버스 사업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유·무선 본업에서도 우상향 흐름을 나타냈다. 1분기 무선 매출은 가입자 순증과 해지율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조6121억원, 서비스수익은 2.4% 늘어난 1조5428억원을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를 포함한 스마트홈 사업 매출은 6306억원으로 2.4% 증가했으며, IPTV 가입자는 561만1000명으로 2.4%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LG헬로비전의 교육청향 단말기 수주로 단말 수익이 증가(전년비 18.5% 증가)했고 저수익 사업 합리화에 따른 비용 효율화가 예상 보다 컸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 역시 본업 성장 및 적극적인 비용 통제 효과가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이 기간 SK텔레콤의 무선 가입자 수가 3435만4000명으로, 작년 1분기보다 1.4% 증가하고 이 가운데 5G 가입자는 7.3% 늘어난 1708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유선 가입자 수는 1.5% 늘어난 1683만1000명으로 초고속인터넷과 IPTV(인터넷TV) 가입자는 각각 720만9000명, 962만2000명으로 추산했다.


SKT 해킹 사고에 이통사 2분기부터 실적 엇갈릴 전망

다만 2분기부터는 이통사간 성적표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KT의 경우 아파트 분양 이익 효과로, LG유플러스는 마케팅비용 축소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KT에 대해 하나증권은 "아파트 분양 이익의 75%가 2분기에 계상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분기 사상 최대 이익이 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가 2분기 KT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보다 71% 많은 8457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저수익 사업 재편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전날 가진 실적설명회에서 "수익화 가능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 부문은 구조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13일 이정원 ICTK 대표(왼쪽)와 강종오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Lab장이 협력을 다짐하는 모습.ⓒLG유플러스

유·무선 및 AI 관련 사업 성장세도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무선 매출은 최근 핸드셋 점유율 변동 및 가입자 유입으로 서비스 매출 증가를 예상한다"면서 "스마트폼/전화 매출도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견조하게 증가하고 1기가 이상 고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여파로 이동통신 가입자 이탈과 신규 가입 제한 조치가 이어지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유심 무상 교체 비용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과징금 부담까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해킹 사고 이후 약 25만명의 가입자가 타 통신사로 이탈했다. 향후 위약금 면제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감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영증권은 "비관적 시나리오로 6월까지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제한된다고 가정하고 일평균 5월 1만5000명, 6월 5000명의 이탈을 반영하면 올해 연간 실적 감소분은 약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추산했다.


일회성 유심 교체 비용의 경우 1000만명의 가입자가 예상 원가 4000원 상당의 유심을 교체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400억원으로 추산했다.


현재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보다 2.7% 늘어난 5520억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가입자 이탈에 따른 마케팅비용 지출 확대를 우려했다.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유출 사고' 관련 보고서에서 한신평은 "사고와 관련된 SK텔레콤의 직접적인 지출은 유심 교체비용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해 부과되는 과징금"이라면서도 "국회 청문회 등에서 언급된 번호이동 관련 위약금 면제가 현실화될 경우,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가입자 모집이 중단된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이 지속될 경우 우려되는 가입자 기반 약화 및 점유율 유지를 위한 마케팅비용 지출 확대가 유심 교체비용, 과징금 부과보다 SK텔레콤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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