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국채 금리 급등…우리 국고채 금리 향배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5.23 05:02  수정 2025.05.23 10:04

미국 외에 일본 및 유럽국가들도 국채 금리 상승 국면

우리 국고채, 아직은 동조화 흐름 확인되지 않지만 언제든 직간접적 영향권

미국 감세 법안 여파 및 관세협상 결과 주목해야

한국 새 정부 추경안 및 내년도 예산안이 영향 줄 수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미국 국채 금리 급등(국채 가격 하락)에 우리 국고채 금리의 향배가 주목된다. 아직 동조화 흐름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일본과 영국, 독일 등도 국채 금리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도 언제든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혼조세로 나타났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9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336%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755%로 0.5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5bp, 0.6bp 하락해 연 2.493%, 연 2.341%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722%로 0.2bp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3bp, 3.5bp 올라 연 2.632%, 연 2.525%를 기록했다.


간밤 미국 재정 적자 확대 우려로 미국 금융시장 전반이 충격을 받았지만, 한국의 경우 주식시장에만 파급력이 미친 모양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일제히 하락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였던 국고채 금리는 오후 들어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다.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를 계기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저가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감세 정책이 재정 적자를 키울 거란 우려가 지속될 경우,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져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발행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5.046%의 발행금리를 기록했다. 전달 4.810% 대비 23.7bp 상승한 수치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16일 부채 증가 등을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감세 정책이 재정 적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미 국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셈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신용등급 강등과 재정수지 부담이 될 수 있는 감세 법안 통과가 예정돼 장기채 금리의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며 "미 국채 20년물 입찰이 흥행에 실패해 금리 상승세를 더욱 부추겼다"고 밝혔다.


조아인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감세안이 시행되면 미국 재정 적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을 압박할 전망"이라며 "지난달과 같은 미국 주식, 채권, 달러의 트리플 약세가 재차 진행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부 변수 외에도 향후 관세 협상 결과가 채권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과 관세협상을 원만히 매듭짓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관세협상 지연이나 결렬 등으로 물가 불안이 재차 현실화되면, 미 국채시장 불안이 예상보다 강하게 확산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인천 동구의 한 아파트 담장에서 송림 3,5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들이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벽보를 부착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미국발 변수 외에 한국 새 정부 출범도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을 도입할 경우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질 거란 설명이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2차 추경과 8월 말 국회에 제출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등 국고채 발행 증가 우려를 자극할 이슈가 잔존해 있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2차 추경 규모에 따라 국채 발행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며 "10-3년의 플래트닝 포지션에서 손절이 발생한다면 추가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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