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 이혜인, "신인배우를 넘어서 프로의 세계로"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5.06.10 14:04  수정 2025.06.10 14:06

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에서 이혜인 배우(가운데).ⓒ씨네허브 제공

최근 장애인로맨스 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신성훈 감독)가 재조명되면서 해당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다. ‘짜장면 고맙습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장애인 두 명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주연으로 출연한 이혜인 배우는 ‘짜장면 고맙습니다’에서 선천적으로 하반신 마비를 앓고 있어서 연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좌절해왔던 미숙 역을 맡았다. 이혜인 배우 특유의 수수한 분위기와 실감 나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캐릭터를 살렸다. 특히 배역의 특성을 고려해 극 중 대부분의 장면에서 화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혜인은 “이 영화가 수많은 장애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어서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부산가치봄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상영되었는데, 이 영화를 본 일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나온 영화가 사람들한테 어떻게 비칠지 걱정도 많이 되었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울고 웃고 하셨다는 것 자체가 많이 짠한 느낌이 들었다. 저 또한 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기 때문에 공감이 간다”라며 “이 영화가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서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 또한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짜장면 고맙습니다’가 실존 인물의 추억을 담은 영화이지만,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를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혜인은 “처음 하반신 마비를 연기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걱정이 많이 들었다. 실제 하반신 마비인 사람들이 나온 영상을 찾아보면서 따라 했는데 나는 미세하게라도 하반신이 움직이게 되었다. 특히 발가락 같은 것이 자주 움직였었다. 그래서 이러면 안 되지만 움직일 때마다 하반신을 자꾸 보게 되었다. 최대한 하반신에 힘을 빼면서 하반신이 안 움직일 때의 감각을 기억하려고 했다”라며 “한편으로는 감독님들과 연기 선생님의 조언을 많이 들었다. 마치 짐을 옮기는 것처럼 하반신을 끌듯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을 참고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하는 연기인 만큼 그 인물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에 부담감도 있었다고 한다. 이혜인은 “연기에 참고하기 위해 실제 인물과 영상통화를 했었는데 통통하고 얼굴형이나 체격이 나랑 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이분이 웃는 모습이 정말 수줍고 상냥해 보였다. 대본상에 나온 지문 그대로였다. 평소에 내가 웃는 모습하고 비슷하다고 느꼈다. 맨 처음 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미숙 역을 보고 딱 나 같다는 직감이 들었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영화를 찍을 때는 같이 하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중요하다. 배우 이혜인은 ‘반지 매장주인’ 역의 배우 임호와의 호흡에 대해서 “친절하고 상냥하셨다. 함께 연기 동선을 짜면서 잘 맞춰주셔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김혜진’ 역의 배우 현영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똑똑하신 분이다. 감독님들의 지시에 맞춰 똑 부러지게 연기하셔서 촬영이 잘 진행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스키야키 사장’ 역의 배우 이태성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연기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능숙하셨다. 배역이 어떤 감정인지 확 느껴지게 연기하셔서 같이 연기하면서 눈에 띄었고 인상깊었다”라고 밝혔다.


이혜인은 “첫 주연작 ‘짜장면 고맙습니다’를 통해 많이 배우고 느꼈다. 이번 작품은 특별히 상대 주연배우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다 보니 같이 대본 연습을 하면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었다. 첫 주연이라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는데, 상대 배우인 김태성 배우님이 여러 동선도 짜주고, 장면별로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셔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라며 “저는 대사를 보며 감정적인 부분 위주로 생각했었지만, 연기에는 그런 부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동선은 어떻게 할지, 카메라는 어디에서 찍힐지, 내가 연습해둔 것과 감독의 지시사항이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았다. 직접 현장 경험을 해보니 그런 것들이 확 와 닿았다”라고 말했다.


영화 ‘짜장면 고맙습니다’ 촬영 현장. 씨네허브 제공

이어 이혜인은 “촬영할 때 스태프분들도 친절하고 좋았다. 당시에 더운 날씨였는데 차량에서 물도 챙겨주셨다”라며 “한편으로는 너무 날씨가 덥다 보니 몇 시간 동안 계속 촬영을 하면서 몸에 화상을 입었다는 스태프분도 계셔서 안타깝다. 또한 비가 왔다가 안 왔다가 하는 등 날씨 변덕이 심해서 갑자기 촬영 중단을 하고 대기하기도 하는 등 날씨 때문에 촬영팀도 고생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영화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고생들이 모여 좋은 영화를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배우 이혜인은 “연기 관련해서 딱히 장르, 분야 가리지 않고 뭐든 해보고 싶다. 연극에도, 매체에도 능숙한 배우가 되고 싶다. 특별히 해보고 싶은 장르를 꼽자면 스릴러물 같은 거다. 두려워하는 캐릭터나 위협하는 캐릭터나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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