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폐업률이 개업률보다 앞서
2015년 이후 10년 만…"경기침체·원가 부담 탓"
단순 금융 지원 보다 경쟁력 강화 등 근본 대안 찾아야
자영업자의 대표적인 창업 업종으로 손꼽히는 커피전문점 폐업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원두값, 인건비 폭등은 물론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부작용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0년 만에 폐업률이 개업률보다 높은 역전 현상을 보이며 커피숍 시장 전반에 위기감이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13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시 기준 커피·음료업의 폐업률은 4.0%로 개업률(3.1%)을 웃돌았다. 폐업률이 개업률을 앞지른 것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점포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사업자 현황을 보면 올 1~3월 커피음료점은 평균 9만533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개 감소했다. 1분기 기준으로 커피음료점이 감소한 것은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신생 커피숍의 생존율 역시 낮다. 올 1분기 서울시에 문을 연 신생기업의 개업 후 1년 생존율은 78.5%다. 3년 생존율은 48.8%, 5년 생존율은 38.1%다. 절반 이상이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셈이다.
정부의 폐업 지원 프로그램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1분기 중소벤처기업부에 원스톱폐업지원을 신청한 건수는 2만3700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64% 증가했다. 지난달 9일 기준 누적 신청 건수가 2만9269건으로 연간 목표치인 3만건에 육박한 상태다.
커피숍들이 점점 문을 닫는 이유는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시장 위축 속에 원가 부담까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작년부터 세계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가뭄, 폭우 등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는 지난해 1톤당 평균 5158달러였으나 올해는 60% 이상 오른 8300달러를 기록했다.
로부스타도 마찬가지다. 올해 로부스타 원두의 평균 가격은 1톤당 5289달러로 지난해 아라비카 원두의 평균가(5158달러)보다 비싼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낮은 창업 문턱과 정부의 무분별한 지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금융지원은 일시적인 어려움 해소에만 도움을 줄 뿐, 자생력을 높여 장기적으로 영업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예비 창업자부터 폐업자까지 다양한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채무조정 및 탕감 방안 ▲저금리 대환대출 확대 ▲폐업지원금 현실화 등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15대 정책과제’ 중 하나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정부의 금융 지원 뿐 아니라 커피숍마다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레드오션인 커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맛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매장 컨셉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숍은 외식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업이 수월하다 보니 시장이 우후죽순 커지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다른 매장에서 제공하지 않는 특별한 고객 경험 제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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