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일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 개최
HBM·파운드리 경쟁력 제고 방안 논의
미국 발 관세 리스크 대응 머리 맞댈 듯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하반기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에 돌입한다. 글로벌 D램 시장의 주도권 탈환, 미국 발(發) 관세 리스크 관리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일부터 사흘간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매년 6월과 12월 열리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의 전 세계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모여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 및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결과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주목되는 회의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진 해결을 위한 기술 경쟁력 제고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33.7%를 기록하며 36%를 달성한 SK하이닉스에게 자리를 내줬다. D램 1위 자리가 바뀐 건 33년만에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했고,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 공급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해 HBM4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생산라인 확충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미국 AMD에 12단 HBM3E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공식 확인되면서 기술 결함 논란을 일단락한 만큼, HBM3E의 미국 엔비디아 대량 공급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도 예측된다.
파운드리에서도 입지가 줄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67.6%, 삼성전자가 7.7%로 격차가 상당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성능 컴퓨팅(HPC) 고객 확보와 선단공정 수율 안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DX 부문은 17일 모바일경험(MX) 사업부, 18일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19일 전사 등의 순으로 회의를 한다. 상반기 영업 성과를 공유하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Z 시리즈 등 폴더블폰 신제품과 AI 가전, 스마트싱스 플랫폼 확대 전략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부각된 '관세 리스크' 대응 논의에도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50%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생활가전을 수출하는 삼성전자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20.8%다. 삼성전자는 관세 여파를 점검하기 위해 최근 비상회의를 연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상반기를 리뷰하고 하반기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라며 "첨단 반도체 패키징, 관세 문제 등 다양한 의제가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논의도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3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 간담회'에서 "이번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년, 30년 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