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강기정이 내게 '멀리서 왔다'고?"
김진태, 팔 걷어부치고 프리젠테이션 나서
"춘천·원주, 서울에서 1시간이면 간다…
이미 강원도는 수도권이라는 말씀 드린다"
'강원' 하면 막연히 '멀다'고 느끼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수도권 강원시대' 선포식이 '강원 방문의 해'를 맞이한 다채로운 부스 행사와 어우러지며 서울 한복판에서 대성황리에 성료됐다. 김진태 지사는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프리젠테이션에 나섰으며, 유상범 의원은 "제2의 관광성지 도약"을 선포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한국관광공사는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수도권 강원시대' 선포식을 개최했다. '수도권 1시간대! 몸도 마음도 가까운 강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진행된 선포식은 '강원' 하면 막연히 멀게 느끼는 수도권 시민들의 그릇된 심리적 거리를 바짝 좁히는 행사였다.
김진태 지사는 이날 청계광장에 운집한 수백 명의 시민 앞에서 직접 '렛츠고 강원' 티셔츠를 입고 개회사의 형식을 빌린 프리젠테이션에 나섰다.
김 지사는 "서울에서 전국 시·도지사 회의를 한다기에 갔더니 전국에서 온 분들이 '아휴 강원도지사, 아휴 멀리서 오느라고 고생 많았다' 이러더라"며 "고생했다니까 좋긴 한데 박형준 부산시장이, 강기정 광주시장이 나더러 '멀리서 왔다'고 하는 것은 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어 "'강원도 그렇게 안 멀어요' 이래도 '에이, 고생했잖아' 이러더라"며 "이것 이래서 되겠느냐 싶어서 (수도권 강원시대 선포식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강원도는 경춘선과 경강선·중앙선 등이 차례로 정비되면서 소요시간이 경기남북부의 주요 도시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거나 오히려 우월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수도권'이라 불려도 손색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강원 3대 도시까지의 소요시간은 보면 춘천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56분에 주파하며, 원주도 50분 걸린다. 강릉은 청량리역에서 1시간 36분이 소요된다.
조사 돌려보니 "원주 1시간반 이상 걸려"
66%…강릉은 "2시간 이상"이 70% 넘어
실제로는 춘천·원주는 1시간 이내 주파
강릉도 KTX로 1시간 36분에 도달 가능
그런데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서울·인천·경기 거주민들에게 소요시간을 조사해봤더니 실제 소요시간과 수도권 시민들이 생각하는 소요시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태 지사는 "'서울 청량리에서 춘천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했더니 가장 많은 게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심지어 '2시간 이상'도 많았다"며 "청량리역에서 춘천역까지 실제로는 1시간인데, 1시간 30분 이상이라고 말씀하신 분들이 50%"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주도 1시간도 안 걸리는데 여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1시간 30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66%, 수도권 시민들 세 명 중에 두 명이 '원주 가려면 1시간 30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릉은 KTX가 생겨서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100분도 안되게 끊는데, 여기는 '2시간 이상 가야 한다'는 게 70%를 넘었다"며 "이것 안되겠다"고 진단했다.
연단의 김 지사가 "다음 화면"을 주문하자 PPT가 넘어가면서 춘천·원주·강릉 등 강원권 도시들과 함께 용인·송도·화성·평택 등 수도권 도시들이 나란히 열거됐다. 서울 한복판에서 제일 가까운 곳,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맞히는 것이었다.
김진태 지사는 "춘천·원주는 1시간이면 가지 않느냐. 가장 빠르다"며 "그런데 물어보니까 제일 멀다고들 답하신다. 실제로 조사해보면 송도는 100분도 넘고, 화성·평택·천안도 사실은 강원도보다 멀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1시간인데 이제 준비하고 있는 GTX라는 것을 타면 서울~춘천은 51분, 서울~원주는 40분, 여기서 거의 잠실·서초동 가는 수준으로 갈 수 있게 된다"며 "강원도니까 멀리서 왔다? 이런 생각은 버려달라. 이미 강원도는 수도권이다. 수도권에 편입됐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천명했다.
용인·송도·화성·평택보다 가까운 강원
김진태 "GTX 타면 춘천 51분, 원주 40"
유상범 "대한민국 힐링 사이트는 강원도
'찾아올 때마다 새롭다'는 강원의 숙명"
축사에 나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재선·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도 청계광장에서 열린 뜻깊은 행사에 힘을 실었다.
특히 이날 '강원 방문의 해'를 맞이해 '이달의 추천 여행지'인 영월군·고성군을 비롯, 속초 오색그린야드호텔, 동해 망상해변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 강원더몰, 다다식품, 비네본, 그린스프레드, 오월에프앤비, 하립골 등 다양한 관광·식음료 관련 부스가 광장에 출점한 가운데, 유 의원은 이들 앞에서 강원의 '관광 성지'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행사가 열린 청계광장을 가리켜 "이 장소가 정말 대단히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과거에는 복개가 돼가지고 썩은 하수가 흐르던 곳을 다 드러내고 청계천으로 만들면서 전세계 사람들이 찾아와서 힐링을 하는 서울의 유명 관광 사이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에서 지친 몸을 쉴만한 힐링 사이트,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 눈을 뜨면 주변의 자욱한 안개를 볼 수 있는 곳은 강원도가 유일하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서 사람들이 찾아올 때마다 새롭다는 것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게 강원도 관광의 숙명"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강원의 관광에 청계천 개발과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자"며 "오늘로 강원도가 제2의 관광 성지로 도약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행사를 마친 김진태 지사는 출점 부스들을 일일이 돌며 손수 체험하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지사와 유 의원 외에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 최성현 강원관광재단 대표, 서동면 강원경제진흥원장, 김동일 한국기후변화연구원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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