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전 민정수석, 김건희 특검 출범 앞두고 '태풍의 눈' 부상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6.17 16:55  수정 2025.06.17 22:34

검찰 출장 조사 시기 '김 여사·검찰총장'과 비화폰 통화

대통령실 수사 개입 등 의혹…與, '특검 수사 대상' 거론

김건희 특검 내달 출범…특검보 임명 후 조사 방향 설정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연합뉴스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출장 조사하던 시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검찰총장 및 김 여사와 비화폰(보안 휴대전화)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비화폰 통화' 관련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련자들이 특검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주현 전 민정수석은 작년 7월3일 김 여사와 비화폰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약 33분 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심우정 검찰총장과도 비화폰으로 같은 해 10월10일과 11일 두 차례 연락했다.


김 전 수석이 두 사람과 연락하던 시기는 검찰의 김 여사 관련 수사와 미묘하게 걸쳐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먼저 김 여사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 통화 이후 17일 뒤인 7월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명품 가방 수수 사건으로 검찰의 출장 조사를 받았다. 당시 이를 두고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됐다. 이에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7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을 회복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은 검찰총잘을 배제한 채 대통령실을 통해 김 여사 조사 방식 등을 논의했고, 같은 달 20일 수사팀이 서울 창성동 대통령경호처 부속건물로 찾아가 김 여사를 조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김 전 수석이 심 총장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6일 뒤인 10월17일에는 김건희 여사가 검찰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의혹 관련 수사가 본격화 될 시기이기도 하다.


두 사람 간 통화에 앞서 검찰 총장에 비화폰이 주어진 일 자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 등에 비화폰을 지급하며 검찰총장에게도 처음으로 비화폰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민정수석과 검찰청장이 지급된 비화폰으로 단순 대화가 아닌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검찰청법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규정해 대통령실과 검찰총장의 직거래를 차단해 놓았기 때문이다.


다만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심 총장과 김 전 수석 간 비화폰 통화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및 공천 개입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 의혹을 제기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화폰 통화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여권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은 이날 김 여사가 김 전 수석을 통해 심 총장에게 수사 지휘를 한 것은 아닌지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진상조사단장은 "그동안 심 총장이 김 여사 디올백 수수와 주가조작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려 봐주기 수사를 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포기해 윤 전 대통령을 풀어줘 내란에 동조했다"며 "이 모든 비정상적 결정의 배경에 김 전 수석, 윤 전 대통령, 김 여사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별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은 20일 간의 준비기간이 끝나면 다음 달 초께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포함 최장 170일이다.


민중기 특검은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추천한 특검보 후보 8명 중 4명이 정해지면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명단을 정리하고 사무실 마련에도 속도를 내겠단 구상이다. 조사 방향에 대해서도 특검보 임명 이후 논의를 거쳐 구체화 하겠단 계획이다.


한편 민 특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 여사 대면조사와 관련된 질문에 "김 여사 측에서 별도로 연락이 온 것은 없다"며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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