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최초’ 2구역 수주전 본격화...삼성 vs 현대 ‘혈투’ 예고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6.17 07:00  수정 2025.06.17 07:00

‘하반기 최대어’ 18일 입찰공고…9월 시공사 선정

‘압구정 터줏대감’ 현대 vs ‘래미안 흥행’ 삼성

다음타자 4구역...6조 규모 3구역도 이목 집중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올해 하반기 서울 재건축 시장의 ‘대장주’로 불리는 압구정 2구역이 이번주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 사업 규모와 상징성을 모두 갖춘 초대형 단지인만큼 이번 수주전은 향후 도시정비사업 흐름을 가늠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18일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내고 26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한다. 이후 오는 9월 27일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압구정 2구역은 올해 3월 압구정 아파트 지구 중 유일하게 정비계획 변경을 확정지었다. 해당 구역 면적은 19만2910.5㎡로. 신현대아파트 9·11·12차 단지가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57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사비만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최대 프로젝트다.


시공권을 획득한 건설사는 국내 대표 부촌 아파트라는 상징성을 가져감과 동시에 추가로 진행되는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이번 수주전은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 구도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양사 대결이 확정되면 올해 초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졌던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에 이어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양사는 입찰공고 전부터 사업장 인근에 고급 홍보관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각종 조건을 내세우며 조합원 표심 잡기를 위한 물밑작업을 펼쳐왔다.


현대건설은 지난 1975년 현대 아파트를 시공한 경험을 앞세워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4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압구정에 현대건설의 자존심과 헤리티지(유산)가 걸려있는 만큼 반드시 재건축 사업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2구역 복합개발 전략을 위해 단지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지하철역을 잇는 연결통로 조성도 추진한다.


연결통로가 완성되면 압구정2구역 주민들은 횡단보도나 외부 도로를 지나지 않고도 아파트 단지에서 백화점은 물론 지하철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회사측은 “연결통로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편의성과 보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로 인해 안전성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며 주거·상업·교통이 하나로 결합된 유기적인 생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격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선 삼성물산은 2구역을 강남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단지 근처에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하며 회사가 시공한 글로벌 초고층 빌딩과 기술력을 소개해왔다. 금융지원을 위해 5대 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세계적인 건축 거장 노만 포스터가 이끄는 영국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양사간 수주 경쟁은 단지 버스 투어, 홍보관 운영, 상품권 제공 등으로 과열 조짐까지 보였다. 이에 강남구는 지난달 27일 '개별 홍보 금지 안내문'을 발송하고 세부 가이드라인까지 공개하며 대응했다.


강남구는 이번 기준을 압구정 2구역에 시범 적용한 뒤 향후 압구정 전 구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 격전지는 압구정 4구역으로 정비구역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합은 오는 11월 중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4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81번지 일대로 11만8859.6㎡이다. 현대8차와 한양3·4·6차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최고 69층 높이의 아파트 1722세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3구역과 5구역은 내년 이후 시공자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구역은 압구정동 360-1번지 일대로 면적이 39만9595.1㎡이다. 현대 1~7·10·13·14차 등이 속한 단지로 압구정 지구 내 ‘최대어’로 꼽힌다. 사업 규모는 최고 70층, 5175가구 단지로 공사비만 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구역은 압구정동 490번지 일대로 면적이 7만8989.9㎡이다. 최고 70층 높이의 아파트 1401세대 건립이 계획됐다. 한양1차와 2차 2개 단지를 통합해 재건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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