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5인 체제…스타트업 관련 종사자들 영입
핵심 개발 인력 이탈 및 자금난 속 투자 유치 정황
넥슨과 공동 개발하던 '바람의나라2' 계약 해지
지난 4월 김원배 창업자 겸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가 대표이사로 복귀한 슈퍼캣에 비(非) 게임 출신 인사들이 C레벨(최고 책임자급 임원)로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슈퍼캣은 5명의 C레벨을 두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김 대표와 함께 ▲박재완 COO(최고운영책임자) ▲고창원 CFO(최고재무책임자) ▲양티모시레이 CBO(최고사업책임자) ▲박성준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이다.
이 중 박 COO와 고 CFO는 올해 2~3월께 슈퍼캣에 새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임원이 아닌 용역 계약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들의 커리어가 비게임 부문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투자 유치나 기업 공개(IPO)를 준비하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개발사는 개발 출신 위주로 C레벨을 꾸리는 게 보통이다.
박 COO는 과거 론뮤직, 한국 음반 산업협회 대의원 등 음악 사업 쪽에 종사했던 인물이다. 현재 캠플리스(Camplys) 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캠플리스 자산운용은 문화 예술, 임대업, IT 등 여러 사업체의 모체다. 특히 산하에 엔더차임 인베스트먼트를 두고 있는데, 이곳에서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 및 현금성 자산 운용 업무를 맡고 있다.
고 CFO는 서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을 졸업한 인물로, 현재 스타트업 '팻캣' 사내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팻캣은 1인 크리에이터와 그 크리에이터의 팬이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돕는 플랫폼으로, 현재는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슈퍼캣은 넥슨과 협업해 선보인 간판작 '바람의 나라: 연', 차기 프로젝트 '바람의 나라2'의 핵심 개발 인력이 대거 이탈하며 경영 위기에 처했다. 넥슨과 제휴해 개발하던 또 다른 프로젝트 '환세취호전 온라인'도 시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올초 개발을 중단했다.
실제 지난 2~3월 사이 김영을 전 대표를 비롯해 바람의 나라: 연의 김동현 디렉터, 바람의 나라2의 이태성 디렉터, 김훈 아트디렉터(AD), 김석규 기획팀장 등이 전부 회사를 떠났다.
자금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기준 슈퍼캣 매출은 약 131억원으로, 전년(220억원) 대비 약 40%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3년 152억원에서 지난해 26억원으로 약 84% 줄었다. 총 자산도 2023년 608억원에서 지난해 290억원으로 52% 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슈퍼캣 내부에서는 개발력을 진작시켜 회사의 새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비개발 출신 임원들이 대거 영입된 데 따른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작은 회사에 임원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이냐", "회사를 진정 살리고 싶다면 현실적인 계획과 협상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 유치에 집중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새 경영진들이 '바람의 나라' 원작 IP(지식재산권)를 제거한 '리스킨' 빌드를 국내 여러 게임사를 상대로 퍼블리싱 및 투자 유치를 제안했다고 알려지며 이번 C레벨 영입이 자금 유치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넥슨과의 바람의 나라2 개발 계약은 해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슈퍼캣은 2016년 설립된 개발사다. 2018년 넥슨의 전략 투자를 받아 모바일 게임 바람의 나라: 연이 흥행하며 유망 개발사로 떠올랐다. 최근 김 대표의 경영 복귀 후 '슈퍼캣 2.0'이라는 새 비전을 발표하고 개발 역량 고도화에 밝힌 바 있다. 당시 조직 내 신뢰 강화와 투명한 기업문화 구축을 위해 인사 및 성과급 제도를 정비하고 근태 시스템을 전면 개편, C레벨 평가 제도 등을 신설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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