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움츠러든 외국인, '자동차주'는 사고 있다…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6.19 05:13  수정 2025.06.19 05:13

지난 13일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외국인 매도 우위 속에서도 자동차주는 꾸준히 매수

관세 리스크 해소 및 주주환원 정책 확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작용

"자동차 업종 관세 리스크 정점 지나고 있어…주가 반등 요인 더 많아"

관세 협상 평행선일 경우 주가 변동성 높아질 수도…"7월 8일 전후 노이즈 확대 가능성"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 차량이 세워져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분쟁 여파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관련 종목들은 꾸준히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경쟁사 대비 견조한 실적과 높은 배당률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중동 사태가 불거진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2071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다만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주식은 768억원어치 사들였고 현대모비스 주가는 5.27%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는 또한 기아(703억원)와 현대차(671억원)도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기아와 현대차는 각각 0.51%, 2.23% 올랐다.


자동차주는 미국발 관세폭탄이 본격화된 지난 4월 이후 우상향을 거듭한 코스피와는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여왔다. 실제로 4~5월 두 달 동안 코스피는 8.73% 올랐지만, 현대차(-6.03%), 기아(-3.14%), 현대모비스는(-2.88%) 모두 하락했다.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 앞에 수출용 차량을 실은 카캐리어가 대기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감과 주주환원 정책 확대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 주가에 반영된 관세 리스크는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이제는 주가 하락 요인보다 반등 요인이 더 많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버티기 체력'이 상대적으로 넉넉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기업 가운데 기아와 현대차는 각각 영업이익률 1위(10.7%), 3위(8.2%)를 기록했다.


경쟁사 대비 높은 주주 환원율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이다. 더욱이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 등 주주환원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향후 주목도는 점점 높아질 수 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주가 대비 현대차와 기아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6.6%, 7.0%로 경쟁사 대비 높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19조원, 14조원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할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예고했다.


다만 시장 기대와 달리 관세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유예 기간인 7월 8일을 전후로 노이즈가 확대될 가능성 존재한다"며 "관세와 관련한 공격적 투자 전략은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한다. 1차 유예기간 이후 협상 진행 과정을 보며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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