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구’에 허벅지와 어깨를 맞아 멍 자국이 선명한 상태에서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투타 겸업’에 나선다.
다저스는 22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3-7 완패했다.
오타니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지난 17일 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통해 663일 만에 선발 투수로 복귀, 1이닝(28구)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실점했지만 최고 스피드 161km를 찍는 등 선발 투수로서 건재를 알린 오타니는 당시 공격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투구한 다음 날 경기부터 타격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이튿날 무려 4개의 삼진을 당했고, 22일 워싱턴전에서도 안타 없이 2개의 삼진을 당했다.
타자로만 뛰었던 지난 시즌 리그 최초 50홈런(54개)-50도루(57개)의 금자탑을 쌓고 세 번째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던 오타니는 올해도 1번 타자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는데 선발 등판 이후 타격 성적은 썩 좋지 않다. 타율도 0.288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MLB.com 등과의 인터뷰에서 “선발 등판이 공격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며 “(23일 워싱턴전에)계획대로 등판한다. 투구 효율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이닝 또는 2이닝을 던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타니의 선발 등판이 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말하면서도 부상 위험을 걱정했던 로버츠 감독은 이날도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더군다나 최근 샌데에이고전에서 강속구에 허벅지와 어깨에 사구를 맞고 멍까지 들었고, 선발 등판 이후 타격이 이전의 위력을 잃은 상태라 오타니의 선발 등판을 마냥 반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오타니의 선발 등판 의지는 꺾을 수 없고, 개막 전 구상했던 탄탄한 마운드가 아닌 현재 상황에서 ‘투타 겸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만 할 수도 없다. 여러모로 오타니의 선발 등판을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편, 극단적인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해 비판을 들어왔던 로버츠 감독은 이날 워싱턴 선발이 우완(제이크 어빈)이었음에도 김혜성이 아닌 마이클 콘포토를 선발 라인업에 넣어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선택은 감독의 몫이지만,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김혜성(타율 0.378)의 타격감은 괜찮지만, 이날 경기 포함 무안타 침묵 중인 콘포토의 타율은 0.163까지 떨어진 상태다.
김혜성에 비해 몸값이 4배 이상 높은 선수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최근 타격감을 놓고 봤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비판은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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