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정상화 시동 SKT…공격적 판촉 활동에 시장 과열 우려
과징금·보조금 지출 확대·유심 비용 등 수천억 부담 가능성
신뢰 회복 방안 발표서 위약금 면제 여부 다룰지 관심
SK텔레콤(SKT)이 24일 신규 영업을 전면 재개했다. 지난 5월 5일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지 51일 만이다.
4월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로 약 50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상황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7월 단통법 폐지·갤럭시 폴더블7 출시가 맞물린 상황에서 이통 시장 과열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임봉호 SKT MNO(이동통신) 사업부장은 24일 오전 서울 삼화빌딩에서 가진 사이버 침해 사태 '일일브리핑'에서 신규 영업 재개와 관련해 "5월 5일 영업 중단 이후 50일 만에 신규 영업이 재개됐다"면서 "유통망과 협업해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이어 "변경된 시스템을 활용해 유심 교체와 함께 신규 영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영업 재개로 유통망 보상도 조만간 실시한다. 유통망 보상은 신규 영업 정지 기간에 대한 보상을 포함한 종합 보상안 형태로, 현재 마무리 단계다.
임 부장은 "유통망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들었다. 24~25일 최종적으로 마무리해 이번주 26~27일 유통망과 커뮤니케이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보상은 7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상 방식은 현금 지원이 포함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17일 사이버 침해 사태 '일일브리핑'에서 "신규 영업 정지에 해당되는 기간은 계산해 다음달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T가 경쟁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으로 이탈한 고객 50만명을 다시 끌어들이고, 무너진 40% 점유율도 복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보조금 및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T 해킹이 처음 알려진 4월 22일 이후 SKT에서 KT로 번호이동한 이용자는 총 30만1528명이다. 이 기간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24만6585명으로 SKT에서 두 회사로 빠져나간 가입자 수는 총 54만8113명에 이른다.
영업 정상화 시동 SKT…공격적 판촉 활동 전망
공고했던 3사의 40%·23%·20% 점유율 체제가 해킹 사고로 이례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SKT가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인 판촉 활동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 1인당 월평균 통신 요금을 6만5000원으로 가정하고 이탈 가입자 55만명을 대입하면 4212억원의 매출이 두 달 새 증발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SK텔레콤으로서는 빼앗긴 가입자 수를 채우는 게 절박한 만큼 할인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임 부장도 이러한 마케팅 공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신규 영업 중단 기간이 상당히 길었다. 정상화를 위한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7월 폴더블7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마케팅 플랜 등을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쟁사들은 타사 고객 번호이동에 대해서만 두 배에 달하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KT 일부 매장은 갤럭시 S25 기준 번호이동(MNP) 지원금을 105~109만원으로, LG유플러스 일부 매장은 110~120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S25 일반 모델 국내 출고 가격이 115만5000원(256G)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번호이동 고객에게 기기를 공짜 수준으로 제공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에 SK텔레콤은 저가 요금제 사용자를 유치하는 경우에도 80만원 수준의 수당(판매장려금)을 일부 판매점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저가 요금제는 이익이 크지 않아 판매점 수당 규모가 작았으나 이례적으로 크게 올리며 할인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봉호 부장은 "저가 요금제 지원(실적 인정)은 계속 가져갈 생각"이라며 "시장 변화나 이력을 보며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과징금·보조금 지출 확대·유심 비용 등 수천억 부담 가능성
가입자 쟁탈 위한 보조금 지출 확대 속 유심 무상 교체 비용, 과징금 등을 감안하면 수천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심 교체 규모를 1000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유심 1개당 교체 비용은 7700원으로, 전체 교체 비용만 770억원이다. 추가로 유심을 교체하는 고객이 증가할수록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3분기 마케팅비가 예년 수준일지 묻자, 임 부장은 "7월 폴더블7, 9월 아이폰 신규 단말 등 여러 이벤트가 있어 마케팅비를 직접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 양상도 예측이 어렵다. 시장 경쟁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우여곡절 끝에 51일 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사이버 침해 사고 결과 발표와 과징금 부과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신뢰 저하와 비용 부담 등 후폭풍 우려는 여전하다.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민관합동조사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 등이 수사·조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SKT 서버 감염 여부, 자료 유출 여부와 규모, 보안 취약점 분석 등을 목적으로 조사를 진행중이며 경찰은 해킹 주체 등을 쫓고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TF를 구성해 SKT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철저하고 엄정한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면밀히 규명하고 법 위반 사항에 대해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SKT가 위반 사항에 따라 형사 처벌, 손해배상, 과징금 등 여러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개인정보보호법 따른 과징금은 전체 매출액의 3%다.
신뢰 회복 방안서 위약금 면제 여부 다룰까
SKT는 영업 전면 재개와 더불어 조만간 고객신뢰회복위원회 차원에서 신뢰 회복 방안, 보상 방안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희섭 SK텔레콤 PR 센터장은 "고객신뢰회복위원회는 격주로 회의를 하고 있다. 정보보호 투자 강화, 고객 감사 표시 등 여러가지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합동조사단 발표 시점 전후로 설명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약금 면제 여부도 이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고객 자문단을 비롯해 내부적으로 여러 법률 자문 등을 받고 있다. 정리되는대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3만명이 추가로 유심을 교체해 누적 교체자가 934만명으로 늘었다. 유심 교체가 가능하다고 안내했으나 매장에 방문하지 않은 고객은 72만명 정도다.
SKT는 유심 재고를 6월 340만개, 7월 500만개, 8월 500만개를 각각 추가로 확보해 향후 유심 교체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4월 해킹 사고 이후 새롭게 확보하는 유심 물량은 2100만개로 늘어난다. 가입자 전체(2500만명, 알뜰폰 포함)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SKT망을 쓰는 알뜰폰 역시 해당 사업자를 통해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김희섭 센터장은 "1000만개 이상 유심을 확보하게 된다"면서 "아직 절반 정도는 유심 교체를 안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되면 예약 없이도 내방해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T는 기존 시스템으로 예약한 고객 유심 교체는 19일까지 완료했으며, 20일부터는 고객이 직접 방문 일시를 지정하는 '새로운 유심 교체 신청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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