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성비는 옛말" 샤오미, '체험·AS' 앞세워 삼성·애플에 정면 도전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6.25 12:16  수정 2025.06.25 17:08

온·오프 채널 통합 및 디지털화한 '뉴 리테일'로 韓 안방 공략

'사람x자동차 x 집' 연결하는 스마트 생태계로 삼성·애플 못지 않은 AI 주도권 강조

샤오미 15 시리즈ⓒ샤오미코리아

올해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공식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가 5개월 만에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 ‘샤오미 스토어’를 열고 고객 확보에 나선다.


그간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의 '가성비'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해온 샤오미는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해 삼성과 애플 텃밭인 국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공개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 시리즈'와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밴드 10'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60평 규모 '샤오미 스토어'…고객 체험 확대로 '록인 효과' 노려

25일 오전에 방문한 '샤오미 스토어'는 서울 IFC몰 L2 한 구역에 위치해있다. 제품 체험부터 구매, 애프터서비스(AS)까지 가능한 통합형 매장으로 오는 28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규모는 약 60평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TV, 청소기, 생활 가전,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샤오미의 전 카테고리 제품을 한 공간에 구성해 접근성을 높였다.


오전 10시가 되기 전 매장 들어서니 이른 시간 탓인지 제품을 찾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 직원들만이 샤오미 제품을 진열하거나 정돈하고 있었다. 직관적이고 심플하게 구성한 매장에는 '샤오미 15 시리즈' 등 새로 선보이는 제품에 빨간색 'New' 표시를 달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매장에서는 주문 시 자택 배송 서비스가 제공되며,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혜택을 적용한다. 배송은 도심 지역 기준 48시간 이내, 도서·산간 지역은 72시간 이내에 완료된다.


특히 매장 내 AS를 제공해 구매 이후에도 고객 경험이 이어지도록 했다. 86인치와 100인치 TV는 현장 점검 후 2~3일 내 설치가 가능하며, 청소기는 2년 무상 품질 보증과 무료 방문 수거·수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TV 제품은 패널과 메인보드를 포함한 3년 무상 품질 보증과 무료 방문 점검·설치 서비스를 지원해 구매 이후에도 만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밴드 10'ⓒ샤오미코리아

샤오미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체험과 AS를 강조한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해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뉴 리테일’ 전략에 따른 것이다. 뉴 리테일은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온라인과 연계해 더 편리하게 구매·AS까지 받을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유통 모델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서울을 시작으로 한국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니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AS 서비스도 제공하는 통합형 매장을 서울 지역 뿐 아니라 경기도, 한국 전역에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호점 이어 오프라인 매장 확대…약점 꼽힌 AS는 3가지 트랙으로 세분화

그간 약점으로 지목돼온 AS와 체험 기회 부족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고객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이날 샤오미는 AS 전략을 세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크게 통합형 매장, 독자적 AS 센터, 파트너사와의 협력 3가지다.


조니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한국에서 3가지 전략으로 AS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먼저 IFC 매장과 같은, 판매와 서비스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통합형 매장이다. 두 번째는 독자적인 AS 센터로, 익스클르시브 서비스 센터로 지칭된다. 통합형 매장에서 수리하는 제품은 소형 외 대형 가전도 포함된다"면서 "샤오미는 더욱 안정적인 AS 서비스 제공 위해 한국 현지에 파트너들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매장 '샤오미 스토어 서울 IFC몰 여의도점' 내부ⓒ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중국 가전 브랜드인 샤오미는 그간 프리미엄 보다는 '가성비' 라인업으로 분류되며 어느 정도 성능은 갖추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중저가 시장에서 주로 통했다.


그러던 샤오미가 올해 초 한국 시장에 진출 이후 유동 인구가 많은 여의도 IFC몰에 체험형 매장을 마련한 것은 가성비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브랜드 프리미엄화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라며 "프리미엄 전략은 중국, 서유럽 시장에서는 중요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프리미엄 전략 방안 중 하나가 오프라인 체험 매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만지고, 느껴본 뒤 우리의 진정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첫 한국 오프라인 매장 오픈이 브랜드화의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전략 상징적 변화 '샤오미 15 시리즈'…삼성·애플 보다 약간 저렴

이날 선보인 100만원이 넘어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 시리즈' 역시 프리미엄 전략의 상징적 변화로 읽힌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 3월 25일 최상위 모델인 샤오미 15 울트라를 선보인 바 있다. 샤오미 15 울트라는 라이카(Leica)와 협업한 쿼드 카메라 시스템(14mm 초광각, 23mm 1인치 메인, 70mm 망원, 100mm 초망원)을 탑재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가격은 169만9000원으로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 출고 가격(169만8400원, 256GB)을 웃돌아 주목을 받았다.


오는 28일에는 샤오미 15 일반형도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


샤오미 15는 6.36인치의 컴팩트한 크기에 플래그십급 성능, 이미지 처리, 강력한 내구성을 갖췄다. 3nm(나노미터) TSMC 공정 스냅드래곤 8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해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은 45%,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은 44% 향상됐고 전력 사용량을 절감했으며, 고도화된 아이스루프(Ice-Loop) 냉각 시스템을 통해 발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자체 운영체제 ‘하이퍼OS 2’와 AI 시스템 ‘하이퍼AI’, 구글 제미나이 등 첨단 AI 기능이 기본 탑재돼있다. 가격은 12GB+256GB 모델 기준 110만9900원, 12GB+512GB 모델 기준 114만9500원으로 삼성·애플과 경쟁할 전망이다. 삼성 갤럭시 S25 일반형 출고 가격은 115만5000원, 아이폰 16 기본형은 125만원(256G)으로 샤오미 제품은 이 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디자인 소재,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전반적인 스펙을 상향 평준화해 가격도 프리미엄 제품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샤오미 15 시리즈 전체를 가성비 모델이 아닌 하이엔드 제품으로 인정받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이 아닌 높은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레드테크' 침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콘래드호텔 서울에서 열린 '샤오미코리아 샤오미 스토어 기자간담회'에서 조니 우 (Jony Wu) 샤오미코리아 사장(왼쪽)과 앤드류 리 (Andrew Li) 샤오미 국제사업부 동아시아 지역 총괄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샤오미코리아
스마트홈 생태계 투자로 미래 라이프 스타일 선점 포부도

이밖에도 샤오미는 이날 다양한 제품군을 한 공간에서 전시하고 이들이 서로 연결되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강조했다.


'사람+자동차+집'을 연결하는 미래형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줌으로써 AI 생태계에서도 애플, 삼성 못지 않은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애플처럼 고객이 한 번 샤오미 생태계에 진입하면 쉽게 이탈하지 않는 '록인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샤오미가 한국 시장에 출시를 했거나 출시를 준비주인 제품군은 약 260종이다.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한 만큼 라인업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프리미엄)과 양(라인업)을 강조하는 샤오미의 거센 도전으로 한국 시장에서 애플, 삼성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앤드류 리 샤오미 국제사업부 동아시아 지역 총괄은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는 신생 브랜드로 볼 수 있다. 샤오미의 큰 목표는 한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훌륭한 제품을 선보이고 출시하는 것"이라며 "경쟁사들의 장점을 꾸준히 따라 배우면서 이들의 훌륭한 점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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