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통령실 '우리 대책 아니다' 논란에 "무책임 극치" 맹비난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6.28 10:55  수정 2025.06.28 11:03

대통령실 "대책 아냐→소통중" 1시간만에 말바꾸기

"오리발 정권인가…언제까지 관전자로 품평할 생각"

강유정 대변인이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지난 27일 금융 당국이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1시간여 만에 "부처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통령실의 메시지 혼선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무책임의 극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은 '사전에 보고받지 않았다. 금융위 대책일 뿐 대통령실 입장 아니다'며 금융위에 책임을 떠넘기고 발을 뺀다"며 "오리발 정권인가. 무책임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실수요 서민은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에 막혀 전월세로 밀려나고, 현금 부자는 고가부동산 매입의 특권을 누린다"며 "이재명 정권의 '부동산 대책 1호'는 알짜부동산을 현금 부자에게 넘기는 특권 패스이자, 서민에게는 좋은 집은 애초에 꿈꾸지 말라는 가붕게(가재·게·붕어) 희망박탈 선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의 효과는커녕 방향부터 틀렸다. 잘못된 정책은 즉각 철회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며 "억압적 수요 통제가 아닌, 예측 가능한 공급 확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우선순위"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에는 대통령실의 "대책 아니다"라는 희한한 풍경이 벌어지자 이를 비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 그럼 아직도 윤석열 정부냐"라며 "황당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실과 윤석열 (전 대통령) 금융위원회가 따로 있느냐"며 "이재명 정부의 시간이다. 언제까지 관전자 모드로 국정을 구경하고 품평만 할 생각이냐"고 지적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많은 국민 삶에 직결되는 주택담보 대출 제한을 대통령은 모른다?"며 "도지사 때 부지사가 한 일도 몰랐는데 오죽하겠냐"고 주장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정책이 대통령실의 대책이 아니라니, 이 무슨 해괴한 언사냐"며 "부처는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토대로 정책을 집행하는 수단이며 각부 관료들이 대통령실과 유기적 소통을 위해 파견 근무를 하는 만큼, 정부의 실정이 곧 대통령의 실정이 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몰랐다면 업무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고, 알고도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 것이라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며 "혼란을 초래하는 어처구니없는 브리핑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금융당국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금융위원회에서 나온 대책으로 안다.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혼선을 빚을까 봐 말씀드린다"며 "부동산 대책에 대해 아무런 입장이나 정책을 내놓은 적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부처 차원에서 부동산 시장의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내놓을 것일 뿐, 대통령실이 주도적으로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를 건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금융위에서 일련의 흐름을 보고 만들어진 대책이라고 보고, 저희가 특별히 입장을 갖거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지켜보고, 대응이 필요하다면 대통령실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금융위의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알려드린다. 대통령실은 부처의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강 대변인 브리핑 한 시간 반 정도 지난 뒤였다.


대책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했다가 긴밀히 소통했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0

0

기사 공유

1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무수옹
    대변인은 나라의 얼굴이다/ 우거지상이 꼭 실체를 보여주는 듯하다.
    2025.06.29  03:57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