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2025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 지수 조사 결과'
수출 회복세와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담과 내수 침체, 중동 불안 등의 대외 리스크가 겹치면서 제조업 체감경기 상승폭이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218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전망치는 81로 전분기(79) 대비 2포인트 상승했지만 16분기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수출(87)과 내수(79) 모두 기준치를 하회한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내수기업의 체감경기가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BSI는 기업들이 다음 분기의 경기 전망을 전분기와 비교해 평가한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 개선을, 100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관세 예외품목인 반도체(109), 제약(109), 화장품(113)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는 전분기보다 22포인트 상승, AI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1년 만에 기준선을 넘었다. 화장품도 유럽·중동 등 수출 다변화 효과로 113을 기록해 가장 높은 체감경기를 보였다.
반면 철강(67), 자동차(76) 등은 미국의 관세 적용으로 대미 수출이 크게 줄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철강은 중국·일본산 우회수입 증가와 함께 대미 수출 감소가 동시에 작용했고, 자동차는 5월 기준 미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7.1% 감소하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정유·석유화학(72), 비금속광물(51) 업종도 각각 유가 변동성 확대와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는 업종 구성에 따라 체감경기 격차가 뚜렷했다. 제주(100)는 반도체와 식음료 수출 호조, 관광수요 기대감 등으로 유일하게 기준치를 기록했고, 강원(97)도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 반면 대구(64), 경북(69), 인천(63) 등은 철강, 자동차, 건설장비 산업의 침체로 하위권을 기록했고, 울산(75), 전남(83) 등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한편, 제조업체 절반 이상(54.1%)이 상반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16.4%는 10% 이상 미달, 37.7%는 소폭 미달이라고 밝혔고, ‘목표를 달성했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상반기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는 대내 요인으로 ‘내수 부진’(64.7%), 대외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30.9%), ‘해외 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 등이 꼽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일부 업종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관세 부담으로 대미 수출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체감경기 전반은 여전히 어렵다”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대가 살아 있는 지금,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정책적 뒷받침을 해 하반기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상 불확실성 완화, 규제 개선은 물론 고효율 신제품 도입과 노후설비 교체 지원, 투자 인센티브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을 병행해 기업 심리 회복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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