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 시공사 책임론 대두…“현대엔지니어링, 관리 부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08.19 16:17  수정 2025.08.19 16:17

사조위, “하도급사 안전장치 해체 사실 파악 못해”

“안전관리계획서 검토도 미흡”…엄정조치 예고

사고 발생 지점, 스크류잭 제거 및 손상 현황.ⓒ국토교통부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가 거더(상판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구조물) 전도를 방지하는 스크류잭(전도방지시설)과 전도방지 와이어가 해체된 채 안전인증이 이뤄지지 않은 런처(거더를 인양·설치하는 장비)의 후방이동 작업이 이뤄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들은 하도급사가 수행했는데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실관계 파악 및 안전성 검토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오홍석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 브리핑’에서 청용천교 공사 중 교량 상판 붕괴사고와 관련해 “전도방지용 스크류잭과 전도방지 와이어의 해체, 불안정한 상태의 런처로 인증받지 않은 후방이동 작업을 수행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50분경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세종-안성 고속도로 9공구 청용천교 건설 공사 현장에서 교각 위에 설치 중이던 교량 상판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0명이 추락해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거더는 교각 위에 설치되는 상판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 런처를 통해 가설되는데 해당 현장에서는 포천방향(상행) 거더를 모두 거치한 후 세종방향을 위해 런처를 후방이동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쓰인 런처는 전방이동에 대해서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인증을 받았음에도 후방이동 작업을 수행했다는 것이 사조위의 설명이다.


런처의 후방이동 작업에 대한 내용은 시공사가 작성하는 안전관리계획에도 반영됐으며 발주처인 도로공사서도 이를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 위원장은 “거더 제작사(장현산업)가 현대엔지니어링에 제출·보고한 자료에는 상행선 거더 가설 후 후방이동해 하행선을 가설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으나 해당 런처는 후방이동 작업에 대한 안전인증을 받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한 안전성 검토도 수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관리계획에서 가설 구조물의 경우 시공사에 고용되지 않은 기술사의 검토를 하도록 한다”며 “해당 현장은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고용된 기술사가 런처에 대한 검토를 수행했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사항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조위는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한 런처의 작업에도 교각 위 거더를 임시로 지지해주는 스크류잭 등 전도방지자치가 제대로 설치됐다면 붕괴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런처 후방이동 작업 전 하도급사가 거더 안정화(가로보 타설·양생) 작업 없이 임의로 120개 스크류잭 중 72개를 해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시 검측 의무가 있는데다 하도급사의 이러한 행위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하면서 책임론을 제기했다.


오 위원장은 “하도급사의 현장소장이 스크류잭을 제거하도록 지시한 것”이라며 “스크류잭이 제거돼 있을 경우에는 모든 변수에서 거더가 전도되는 것으로 해석됐으나 그대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모든 변수에서 전도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도방지시설과 같은 임시 가설 구조물은 시공사가 상시 검측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육안으로 스크류잭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관리하는 폐쇄회로TV(CCTV)에 제거 과정이 찍혀 있어 이 부분에 대해 관리가 부실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조위 조사 결과에 따라 국토부는 관계부처, 지자체, 지방청 등 관계 기관에 통보하고 관련법령 위반사항 검토 및 행정처분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태병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벌점, 과태료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조속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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