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목표지만
이주 우려·공공기여 부담…실착공 까마득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나, 분당 신도시에서 이주 우려가 제기되고 일부 지구에서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비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부동산R114가 1기 신도시의 30년 초과 아파트 비중을 분석한 결과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의 전체 아파트 재고 중 86.5%가 30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촌이 93.1%로 노후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산본(88.2%), 분당(86.8%), 일산(83.8%), 중동(81.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1기 신도시 정비를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시행하고, 같은 해 11월 27일 5개 신도시 13개 단지를 선도지구로 선정했다.
지역별로 분당에서 1만948가구가 선도지구로 선정됐고 일산이 8912가구, 평촌이 5460가구, 중동이 5957가구, 산본이 4620가구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따르면 선도지구에는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면제, 기반시설 정비 등 다양한 특례가 적용되며 개별 아파트가 아닌 도시 단위의 통합 재건축이 추진된다.
특히 최근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의 정비기본계획이 승인되면서, 1기 신도시 5곳의 특별정비계획 수립이 본격화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재명 정부 역시 1기 신도시 노후 인프라 재정비를 주요 공약으로 거론한 바 있어 사업성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형성되는 상황이다.
다만 신도시별로 재건축 기대감은 제각각이다. 지난해 선도지구 선정 후 각 신도시별 아파트값에도 변화가 감지됐는데, 재건축 기대감이 큰 곳은 상승 흐름을 보이는 반면 사업성 우려가 제기되는 곳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선도지구 발표 후 기간별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발표 일주일 후 0.4%, 한 달 후 0.4%, 3개월 후 0.2%, 6개월 후 0.6% 상승했으며 지난달 30일 기준으로는 1.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분당 아파트값이 2.6% 상승하는 등 입지 경쟁력과 재건축 기대감으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으며 분당 다음으로 아파트값이 높게 형성된 평촌도 2.7% 올랐다.
반면 일산, 중동, 산본은 상대적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낮고,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용적률 상향, 기반시설 특례, 복합개발 허용 등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적용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공공 기여 부담과 추가 분담금, 이주 비용 등의 사업 리스크가 여전히 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구체화되지 않은 이주대책과 주민 간 갈등으로 빠른 재건축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전체가 아닌 13개 선도지구만 우선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재건축 사업에 수반되는 분담금, 이주대책 등 현실적인 문제와 주민 갈등도 적잖은 상황에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비계획 승인만으로 시세 상승이나 사업 본궤도 진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조만간 예정된 2차 선도지구 발표와 대선 이후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가 사업 진행의 속도와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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