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법안 통과로 美부채 디폴트 우려 완화…증시 하방 지탱하는 재료
"지출 축소 부분 유예기간 확보…美주식시장 위험 감수 무드 이어갈 것"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활성화…바이든 정부 친환경 산업 등은 어려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구상이 응축 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의회 문턱을 넘자 업종별 수혜 여부가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금 혜택이 큰 설비 투자 및 연구 개발 관련 업종과 예산이 늘어난 국방 분야는 혜택을 입겠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힘을 실었던 친환경 및 배터리 관련 업종은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구체적으로 인텔, 마이크론, 엔비디아 등이 속한 반도체 업계와 미국이 기술 우위를 확보한 방산 및 원자력 업계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믿고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섰던 기업들은 추가 비용 부담을 떠안게 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계와 테슬라, 포드, 현대자동차 등 전기차 업계의 고충이 예상된다.
미 하원은 3일(현지시각) 본회의에서 OBBBA를 표결에 부쳐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통과시켰다.
'감세법안'으로 일컬어지는 해당 법안은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뒤 상원에서 일부 수정을 거쳐 지난 1일 가결됐다. 법안 수정에 따라 하원 재표결이 이날 진행됐고, 4표 차로 최종 통과됐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감세법안 통과는 증시 하방을 지탱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채 한도 확대 등의 조치로 부채 디폴트, 정부 셧다운 우려가 누그러져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심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지출 축소 부분에 대한 유예 기간을 확보했다"며 "8월 중순과 9월 말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는 부채 한도 이슈 및 셧다운 가능성도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이 위험 감수(rick on) 무드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종별 희비는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은 활성화되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힘을 실었던 친환경 산업 등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 연구원은 "법인세 조항에 각종 비용공제 혜택이 대거 포함돼 있다"며 "영구화 조항으로 CAPEX(설비), R&D(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비 투자와 연구 개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인공지능(AI) 서버·바이오·산업 자동화 기업 수혜가 예상된다"며 "영구적 세제 인센티브로 현금 흐름이 빠르게 개선돼 수익 실현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경우 투자 세액 공제가 기존 25%에서 35%로 상향 조정돼 향후 적극적 투자 및 성장이 기대된다.
감세 기조 속에서도 예산이 크게 늘어난 국방·안보 분야도 주목할 업종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미 의회가 2026년 회계연도 국방지출을 약 15000억 달러 증액했다"며 "함정, 조선업에 대한 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군용 SMR(소형모듈원전), 우라늄 핵농축 시설 등 원자력 부분에 대한 지출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간 한미가 조선 및 원자력 분야 협력 의지를 거듭 확인해 온 만큼 국내 관련 기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조선 분야에선 미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이, 원자력 분야에선 미 웨스팅하우스와 협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가 육성하려던 태양광 등 친환경 산업과 배터리 관련 산업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원은 "정부 지원 방향성이 크게 달라진 친환경 에너지 기업과 전기차 기업의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세액공제의 조기 종료는 물론, 재원 조달을 모두 폐지해 사실상 관련 지원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청정에너지, 배터리, 전기차 업종의 센티먼트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시설 투자를 진행해 온 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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