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보수 품격을 위해 직 던지고 나와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07.14 07:07  수정 2025.07.14 07:07

전현희 버틸 때 尹 정권 한 일 생각해 미련 없이 결단해야

1년 식물 위원장 한들 보수도 똑같았다는 말밖에 안 들을 것

윤석열, 떠난 국무위원들 원망하고 돈 없다고 하소연

보수 명예에 먹칠하는 추한 꼴도 모자라 ‘앵벌이’ 짓까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024년 7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방통위원장 이진숙이 버티고 있다.


정권을 빼앗긴 보수는 그녀에게 손뼉을 친다. ‘보수의 여전사’란 애칭도 붙인다. 어리석은 짓이다.


그녀는 억울할 것이다. 취임한 이래 일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거대 다수 의석 민주당 횡포에 탄핵도 당했으며 복귀해서도 1~2인 체제로 연명하다 계엄으로 정권이 바뀌니 독 안에 든 쥐가 됐다.


이 쥐 신세가 사실은 호랑이라는 걸 보여 주기라도 하려는 듯 그녀는 새 대통령에게 “한 말씀 드리겠다”라고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고 민주당이 고의로 회피한 방송위원 지명과 국회 통과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대통령 이재명이 참지 못했다. 尹 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도 유임시켰겠다, 이진숙도 껴안고 가면 그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지지 여론도 더 높아지긴 할 것이나 이진숙은 송미령이 아니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는 그를 처음부터 포용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게 않기에 충분했다. 이진숙은 그런 사람이다. 더구나 이재명과 동향이다. 동향 사람들은 상대방 말속에서 전해지는 의미와 감정, 뉘앙스를 더 깊이,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재명이 이진숙 말을 듣다못해 “그만하라”라고 중단시켰다. 그리고 대변인 강유정의 입을 통해 그녀를 국무회의에서 내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결권자가 아니라 배석자라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다. 윤석열이 전현희에게 한 방식이다.


전현희는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3년 임기를 꿋꿋하게 마치고 尹 정부 출범 1년 2개월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금의환향, 정청래-박찬대와 함께 이재명 정권 탄생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진숙은 보수의 전현희가 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결기나 투쟁은 그녀 개인을 위해서도, 또 보수를 위해서도 전혀 가치 없는 일이다. 오기일 뿐이다. 전현희에 대해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이 한 말을 반추해 보자.


“새 정부의 성향과 맞지 않으면서 자리 지키기를 하는 것은 몰염치하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이 자진하여 물러나는 것이 관례상 맞다.”

권성동은 이 말에 책임을 지고 이진숙에게 자진 사퇴를 권하는 게 좋다. 그래야 보수다. 그래야 위선과 내로남불의 진보좌파와 다르다는 걸 보여 줄 수 있지 않겠나?


이진숙이 대통령실의 ‘최후통첩’을 받고 한 말은 풀이 죽어 있다. 이래서는 전현희처럼 1년 버티기가 어렵겠다고 느끼게 하였다. 중요한 건 민주당은 국힘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끌어내리지, 버티는 꼴을 못 봐 줄 사람들이다.


“국무회의에 저를 부르지 않겠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정 전반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고 중요한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라 개인적으로 아쉽다. 그러나 현행법상 내 임기는 내년 8월 24일까지다. 임기가 남아 있는 동안 방통위 업무가 충실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방통위 업무가 충실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식물 기관장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진숙은 말해야 한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언론 ‘장악’ 기관인 방통위가 이진숙에 의해 일이 이뤄지도록 절대로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부위원장과 위원들을 친 민주계로 채워 그녀를 고립시키거나 치사한 빵 사 먹기 법인카드 사용 등의 혐의로 축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사정 기관과 국회를 갖고 있다.


이진숙은 보수의 여전사 따위 칭호에 애착을 두면 안 된다. 그보다는 오히려 보수의 품위와 자존심을 생각해야 한다. 자진 사퇴가 반드시 굴욕만은 아니다.


기관장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한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이진숙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 계엄 옹호하고 부정선거 타령이나 하는 보수 유튜버들 응원에 취해서는 윤석열 꼴 난다.


윤석열은 재구속이 되면서 또다시 보수의 얼굴에 먹칠했다. 그가 하는 말과 행동은 우리가 어쩌다 저런 사람을 지지하고 기대하게 됐을까 하는 자조를 부르지 않는 게 거의 없다.


“변호사 구할 돈도 없고 국무위원들도 다 제 살길 찾아 떠났다.”

안 떠나는 게 이상한 일이다. 장관을 시켜 줬으면 자기가 무슨 범죄를 저질러도 끝까지 충성과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믿는 이 사람의 말로는 본인과 부인만 모르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지난 겨울부터 몇 달째 봉사하고 있는 한 젊은 여자 변호사가 영치금 얘기와 함께 계좌번호를 SNS에 올렸다. 하루 만에 400만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보수에 침 뱉는 것도 모자라 ‘앵벌이’ 일까지 나섰나?


“대통령께서 현금을 들고 다니실 리 만무하기에 창졸지간에 돈 한 푼 없이 들어가셔서…. 금요일 오후 4시까지 영치금이 입금돼야 주말 이전에 영치품을 살 수 있다는 말에 급히 입금했습니다. 계좌번호는 ---입니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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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카로 빵,와인사마셔야 되는데 직을 던지겠나? 일은 거지같이 하면서 자기임기 보장해달라는 거지인데
    2025.07.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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