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현은 보기만 해도 저절로 웃음이 피는 투명한 사랑스러움이 무기인 배우다. 하지만 자신의 이미지 안에 머물지 않고 맡은 역할마다 감정을 꼭꼭 씹듯이 들여다보고, 캐릭터의 내면을 자기 방식으로 소화해 낸다는 점에서 화면 너머로 반짝임이 진하게 느껴진다.
2017년 웹드라마 '복수노트'로 데뷔한 그는 '마녀의 법정', '배드파파' 등을 거치며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아왔고, 2019년 영화 '변신'과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혼례대첩'에서 첫 주연을 맡으며 한층 성숙해진 연기 톤을 보여줬다. 그런 조이현이 현재 방송 중인 tvN '견우와 직녀'를 통해 자신의 사랑스러움을 극대화한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견우와 선녀'는 낮에는 고등학생, 밤에는 무당 천지선녀로 살아가는 성아가 온갖 액운이 들러붙어 목숨이 위태한 첫사랑 견우(추영우 분)를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가 중심 축이다.
극 중 조이현이 연기하는 박성아는 귀신을 보는 무당이다. 밝고 사랑스러운 겉모습 아래, 누구보다 복잡한 감정을 껴안고 있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외면당한 상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조이현은 귀신이 보인다는 이유로 외면 받아온 과거에도 주저하지 않고, 세상의 냉담함 속에서도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하는 성아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여기에 첫사랑이 시작된 성아의 풋풋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인물이 느끼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만든다. 감정선과 더불어 무당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연구도 동반됐다. 촬영 전 3개월 정도 무당에게 굿을 하는 순서와 말투와 몸짓 등의 자문을 자문을 구하고 연구했다.
이렇게 조이현 만의 용기있는 '귀엽고 명량한 무녀'가 완성됐다. 조이현의 대표작 '지금 우리 학교는' 속 무표정하고 냉담했던 남라의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성아와 혼연일체 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장르와 캐릭터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조이현이 '견우와 직녀'의 후반전을 비롯해 향후 작품에서 어떤 변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