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공포 교양도 ‘다시 보기’…세월 뛰어넘는 콘텐츠 역주행 흐름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8.05 11:31  수정 2025.08.05 11:31

넷플릭스 통해 공개된 SBS 옛 콘텐츠들

'그것이 알고 싶다' 이어 '토요미스테리극장' 향한 관심

최근 ‘공포물 덕후’들 사이에서 ‘색다른’ 작품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SBS에서 방송된 공포 프로그램 ‘토요미스테리극장’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정주행을 해야겠다’며 마니아들이 설렘을 표했다.


재연 퀄리티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것이 오히려 ‘특유의 감성’으로 여겨지며 젊은 층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와 SBS의 콘텐츠 파트너십 체결이 만든 흐름이다. 지난해 말 SBS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협약을 맺었고, 이에 현재 방송 중인 콘텐츠와 최근 종영한 콘텐츠, 수십 년 전 방송된 콘텐츠까지. 넷플릭스에서 다양한 SBS 콘텐츠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최근 공개된 ‘토요미스테리극장’은 초현실적인 현상을 재연 등을 통해 풀어낸 공포 프로그램으로, 공포·호러 마니아들의 취향을 자극 중이다. 사건·사고를 다루는 예능·교양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MBC ‘심야괴담회’ 외에는 실종된 공포 관련 프로그램을 오랜만에 만나는 시청자들의 반가움이 이어진다.


앞서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과거 회차들이 공개되자, 최근 ‘그것이 알고 싶다’를 시청하기 시작한 젊은 층이 ‘초반 회차부터 정주행 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기도 했었다.


예능 분야에서는 옛 콘텐츠를 ‘다시 보는’ 흐름이 이미 자리를 잡았었다. 지상파 콘텐츠를 대거 선보였던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를 통해 2000년대 방송된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하이킥’ 시리즈, ‘무한도전’ 등 예능과 시트콤이 다시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지금은 드물어진 장르에 대한 희소성은 물론, ‘그때 그 감성’을 ‘힙하게’ 여기는 젊은 층의 흐름이 맞물려 ‘역주행’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이에 OTT 플랫폼은 물론, SBS ‘빽능’에서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와 SBS의 ‘옛 예능’을 편집해 선보이는 등 방송사는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구작을 ‘그대로’ 다시 보는 대신 스핀오프 등으로 ‘세계관’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MBC는 국민 드라마 ‘수사반장’ IP 새롭게 활용, 프리퀄 드라마 ‘수사반장 1958’로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97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방송된 ‘수사반장’보다 시대적 배경을 과거로 돌려 ‘아날로그’, ‘복고’ 감성을 극대화해 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층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 외에도 영화감독 이창동이 1987년 펴낸 첫 소설집 ‘소지’와 1992년 출간한 두 번째 소설집 ‘녹천에는 똥이 많다’가 최근 개정판으로 다시 독자들을 만난 사례도 있다. ‘옛 작품’을 지금의 독자들에게 다시 소개하는 흐름이 콘텐츠 업계의 또 다른 선택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명작’은 ‘영원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시대를 뛰어넘어, 세대 간의 격차도 줄이는 명작은 그만큼 가치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상파와 오래 독자들을 만난 출판사 등 역사 깊은 플랫폼의 저력도 느끼게 한다. 긴 시간, 공들여 쌓아온 IP(지식재산권)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최근의 사례들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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