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번 선거가 이시바 내각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책임을 지고 총리에서 사퇴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5시 30분 기준 개표 결과 자민당은 38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두 정당이 합쳐서 획득한 의석은 46석이다.
참의원 선거는 의원 248명의 절반인 124명을 3년마다 뽑는 형태로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쿄도 지역구 결원 1명을 포함해 지역구 75명, 비례대표 50명 등 모두 125명이 선출된다.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수는 50석이다. 선거 대상이 아닌 의석수(자민당 62석, 공명당 13석)를 합치면 두 정당의 참의원 의석수는 모두 121석으로 과반인 125석에 못 미친다.
반면 야당은 124석을 얻어 여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NHK는 보도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실수령액 증가’를 구호로 내걸어 약진한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일본인 퍼스트(우선주의)’를 표방한 우익 성향 참정당이 의석수를 크게 늘렸다. 국민민주당은 17석, 참정당은 13석을 각각 얻었다. 이들 정당의 선거 대상 지역구와 비례대표 기존 의석은 4석, 1석이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기존 22석에서 21석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앞서 이시바 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실시된 중의원(하원) 선거에서도 연립 여당은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NHK는 자민당 중심 정권이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012년 옛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후 지난해 총선 이전까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을 점유하며 안정적 정치 기반을 구축했으나, 이번 선거로 사실상 자민당 중심 독주는 끝나게 됐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일단 미·일 관세협상 등 과제를 언급하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잇단 선거 패배로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NHK에 출연해 정권 운영을 지속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며 제1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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