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또 오겠다” 낭만 뿌리고 떠난 KT 쿠동원, 패트릭 성공 기원까지…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7.21 20:02  수정 2025.07.22 09:28

쿠에바스, 20일 한화전 앞서 홈구장서 선수단-팬들과 송별식

KT 야구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외국인투수로 기억

두 번째 방출에도 KT에 대한 애정 식지 않아..대체 투수에게 조언까지



ⓒ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35)가 ‘제2의 고향’ 수원에서 KT 위즈 선수단, 팬들 앞에서 낭만을 뿌리고 떠났다.


최근 방출이 확정된 쿠에바스는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KT 유니폼이 아닌 사복 차림으로 가족과 함께 홈구장을 찾아 작별 인사를 나눴다.


쿠에바스와 헤어져야 하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진심으로 그를 격려했고, 홈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쿠에바스는 한두 시즌 뛰고 떠나는 일반적인 외국인선수와는 차원이 다르다. ‘쿠동원’이라 불릴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투수이자, KBO리그에서는 KT에서만 뛴 투수다. 송별의 시간을 마치고도 KT 벤치를 떠나지 못하고 동료들과 포옹을 나눴다.


KT 야구단을 말할 때 쿠에바스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2019년부터 KT에서 뛴 쿠에바스는 올해까지 핵심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7시즌 149경기 55승 45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2021시즌에는 KT 통합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정규시즌 1위를 놓고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KBO리그 사상 최초의 타이브레이크 역투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윌리엄 쿠에바스 ⓒ KT 위즈

올 시즌 쿠에바스는 18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KT는 인내심을 갖고 ‘쿠동원’의 부활을 기다렸지만, 끝내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자 방출을 통보했다.


방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팔꿈치 부상으로 일시 방출됐다가 다음 시즌 돌아왔다. 당시에도 KT 구단은 쿠에바스의 기여도를 높게 평가, 야구장 내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미니 송별회 시간도 제공했다.


20일 경기에 앞서 쿠에바스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 구단의 기대에 내가 부응하지 못해 떠날 수밖에 없다. 다시 불러준다면 또 이곳으로 오겠다”며 “내 공백을 잘 메워주길 바란다”며 패트릭 머피(30)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KT는 지난 11일 우완 패트릭을 27만 7000 달러에 영입했다.


쿠에바스는 자신의 자리를 대신하는 패트릭에게 먼저 연락해 KBO리그에 대한 조언을 건넸다. 더 나아가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해 한국 적응 팁도 알려줬다. 사실 패트릭 존재를 떠올리면 KT가 쿠에바스를 다시 부를 가능성은 결코 높지 않다. 그럼에도 쿠에바스는 패트릭에게 모든 것을 줬다. 그만큼 쿠에바스가 KT에 진심이라는 의미다.


패트릭은 메이저리그(MLB) 통산 35경기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지난해 일본야구 무대에서는 40경기 1승2패13홀드 평균자책점 3.26의 성적표를 받았다. KBO리그는 이번이 처음이다.


패트릭 머피 ⓒ KT 위즈

쿠에바스 조언이 영향을 미쳤을까. 18일 홈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패트릭은 2이닝(23구) 무실

점 호투했다. 최고 스피드 154km를 찍은 패트릭은 노시환-채은성 등을 삼진 처리했다. 4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안타나 볼넷은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패트릭은 직구 최고구속 157km를 뿌리는 강속구 투수로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다. 강속구는 물론이고 각이 큰 커브가 위력적이라는 게 KT 구단의 설명이다. KT는 2위 LG 트윈스에 5게임 뒤진 5위다. 후반기 2경기만 치른 상태다. 최근 몇 시즌처럼 후반기 반격을 이룰 저력이 있는 팀이다. 패트릭이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원투펀치를 구축한다면, 쿠에바스의 바람대로 KT의 후반기 대반격 가능성은 충분하다.


KT는 패트릭을 2~3차례 불펜투수로 기용하며 투구수를 끌어 올린 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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