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첫 흑자 달성한 SK온, 엔무브 품고 도약 '시동'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7.31 14:12  수정 2025.07.31 14:12

미국·유럽 공장 가동률 회복·판매 증가로 손실 축소

IRA 세액공제 역대 최대…합병 후 첫 분기 흑자

하반기 관세·보조금 변수 대응 위해 OEM 협업 강화

SK엔무브 합병 통해 수익성·기술 시너지 본격화

인터배터리 2025 SK온 부스 조감도. ⓒSK온

SK온이 미국·유럽 거점의 가동률 회복과 판매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영업손실을 전년 대비 크게 줄이며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증가와 북미·유럽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관세·보조금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에 대응해 고객사 협업과 SK엔무브와의 합병 시너지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31일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664억원으로 전년동기(4601억원) 대비 대폭 축소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35.7% 증가한 2조1077억원을 기록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을 합친 SK온 통합 법인으로는 합병 이후 첫 분기 흑자 609억원을 달성했다.


2분기 미국 IRA에 따름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273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약 6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SK온

이번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미국과 유럽 주요 거점의 공장 가동률 회복과 판매 증가가 꼽힌다.


안건 SK온 기획실장은 이날 열린 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운영과 관련해 "순차적으로 진행해온 라인 개조와 재가동이 2분기 중 최종 완료돼 전 라인이 가동 중“이라며 ”앞서 재가동을 시작한 라인의 램프업 효과와 더불어 가동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했다.


공급과 함께 수요도 뒷받침했다. 미국 현지 고객들의 수요 역시 1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면서 판매량도 전 분기 대비 약 70% 이상 대폭 증가했다.


유럽도 동반 회복세를 나타냈다. 유럽의 경우, 2분기 중 포드향 추가 라인 가동과 폭스바겐향 공급 물량 증대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가동률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럽 지역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약 3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북미·유럽 동시 회복세에 힘입어 전사 출하량이 1분기 대비 약 37% 증가했다.


헝가리 이반차 SK로 표지판. ⓒSK온

다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 요인도 존재한다. 하반기 배터리 사업은 미국 시장에서 관세 및 친환경차 소비자 세액공제 제도 종료 등으로 인해 완성차 가격 상승, 고객사들의 보수적인 재고 운용이 예상된다.


전현욱 SK온 재무지원실장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국가별 상호 관세 적용이 본격화되고 OBBBA(크고 아름다운 법) 발효에 따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되는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비우호적인 정책 환경으로 전방 수요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기차 관세 영향과 관련해서는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기준으로 생산·판매 축소 기미는 직접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OEM들의 전반적인 생산 및 비용 전략이 계속 조정되는 중이며, 당사 역시 고객사와 관련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외부 환경 불확실성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연한 라인 운영 계획을 수립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하반기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SK온은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SK엔무브와의 합병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 실장은 "포드와의 JV인 미국 켄터키 1공장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하는 만큼 초기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면서도 "미국 내에 이미 확보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시장 변화에 면밀하게 대응해 수익성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또한, "유럽 시장에서 고성장 중인 주요 고객사 수요 증대에 적극 대응해 유럽 공장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했다.


SK온-SK엔무브 합병과 사업구조 재편. ⓒSK이노베이션

이와 함께 SK엔무브와의 합병을 통해 재무적 기반을 다지고 열관리 솔루션 등 핵심 기술 결합을 통한 사업 시너지 창출에도 속도를 낸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0일 이사회에서 SK온과 SK엔무브 합병 및 대규모 자본 확충을 결의 후,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발표했다. 합병 이후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전기화 중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은 2030년까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00억원 이상의 추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SK온의 배터리와 ESS사업, SK엔무브의 열관리 솔루션 사업은 전동화 시대에 중요한 사업"이라며 "양사의 기술을 결합하면 배터리 안전성 향상은 물론, 시장 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SK엔무브가 보유한 EV 냉각류 기술은 먼저 전기차 부문에서 확대하고 있으며 이후 ESS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전기차 OEM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확대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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