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본경선行
강성 vs 혁신 당대표 후보 '2:2 구도' 형성
강성파가 앞서 있다는 평가 나오는 가운데
혁신파 후보의 반전 가능성 향한 기대감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본경선에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후보가 진출하면서 당권주자가 4인으로 압축됐다. '강성'과 '혁신' 사이 중간지대를 자처하던 주진우 후보가 아쉽게도 탈락하면서, 전당대회는 강성파 대 혁신파의 2:2 구도가 명확히 형성됐다. 물밑에서는 강성파 후보들이 우세한 기류가 감지되면서, 결선에서 혁신파 후보들이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했다. 예비경선은 5~6일 책임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됐으며, 본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후보 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혁신파의 거센 공세에 맞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김 후보는 예비경선을 전후해 몸을 낮추는 전략을 사실상 접고, 노선을 강경하게 틀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몇 차례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에 호응이 이어지자 노선을 보다 선명하게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당시와 달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선을 긋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전한길 씨 등이 주최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계엄 찬성 안한다. 그러나 그분이 계엄해서 누가 죽었거나 다쳤거나 그런 것은 없지 않느냐"라며 윤 전 대통령을 감싸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전 씨가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재입당을 희망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입당 (신청을) 하면 당연히 받는다"고 공언했다.
장동혁 후보는 경쟁 후보들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문수·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하며 "중차대한 시기에 국민·당원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자" "개인의 소신을 이유로 수시로 내부총질을 일삼아온 사람"이라고 날을 세운 것이다.
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중차대한 시기에 국민·당원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거나, 개인의 '소신'을 이유로 수시로 당론을 무시하며 내부총질을 일삼아 온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은 적전 분열하며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입장 번복 논란'을 촉발했던 김문수 후보, 그리고 탄핵 관련 국회 본회의 투표 때 소신투표를 이어갔던 안철수·조경태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혁신파' 안철수·조경태 후보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에도 원내에서는 구 친윤계가 여전히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당원들 사이에서는 혁신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 혁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들이 결선에서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런 흐름에 맞춰 안 후보와 조 후보도 노선 선명성 경쟁에 돌입했다.
안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재입당 허용 입장을 밝힌 김 후보를 향해 "친길(전한길) 당대표 후보의 윤어게인 본색이 드러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참담한 말씀"이라며 "대선 유세 때마다 나와 함께 현장에서 국민께 드린 사과는 무엇이었느냐. 내가 알던 김문수 후보는 어디로 간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거짓말, (전당대회) 불출마 거짓말, (비상계엄) 사과 거짓말. 피노키오 김문수 후보가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조경태 후보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후보는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광역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를 마친 직후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나 "(김 후보처럼) 비상계엄에 동조하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당을 나가야 한다"며 "윤석열을 복당시켜 주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우리 당이 어쩌다가 이 꼴이 났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이날 당 지지율이 16%까지 하락한 것과 관련해 "내가 일주일 전에 경고했다. 정당이 회복 불능으로 가는 최저 지지율이 15%인데 이제 1%p 남았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 간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오랜 정치 경력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고, 조경태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 이후 '위드후니' 등 한 전 대표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결선에서는 강성파 1인과 혁신파 1인이 각각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다만 조경태 후보는 혁신파의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안 후보에게 거듭 '단일화' 제안을 보내고 있다.
조 후보는 이날 울산 남구에 위치한 울산광역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구·극우와 손잡으면 희망이 없다는 얘기가 있고 국민들께서 불안해 하기 때문에 진정한 보수 대통합을 위해선 혁신파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며 "혁신 후보가 하나돼야 한단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안 후보에게 제안드린다. 어떤 룰도 다 받아들일테니까 단일화에 응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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