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고부가가치 선박 전략으로 상반기 실적 개선
"여름휴가·추석에도 흑자 기조 유지·수주 호조 가능"
하반기 미국발 LNG 프로젝트, 규제와 현실적 제약으로 즉각적 성과 제한
국내 조선업계가 LNG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 전략과 생산성 혁신을 기반으로 상반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다만 시장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실적과 달리 수주 물량은 이미 최고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상반기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하반기에도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약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화오션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하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영업이익이 11년 만에 분기 최대치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구축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LNG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부가 선종을 선별적으로 수주한 전략이 주효했다.
글로벌 해운 시장의 탈탄소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한국 조선사들이 이 시장을 선점한 덕분이다. 선박 건조 단가가 높은 이들 선종이 본격적으로 건조돼 매출로 이어지면서 ‘수주-건조-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건조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는 혁신 노력도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에도 실적은 같은 요인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하반기에는 여름휴가, 추석 연휴 등이 있어 매출 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중국조선소 제재 및 미국 전략 상선단 구성 등으로 수주 상황은 당분간 호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냥 낙관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는 조선 시장이 이미 최고점을 지나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전체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예년보다는 수주가 다소 뒤처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작년보다 58% 감소한 가운데, 한국은 33만CGT(16% 점유율)를 수주하며 중국(152만CGT·75% 점유율)에 크게 뒤처졌다. 이로써 7월 한 달간 수주 점유율은 중국이 75%, 한국이 16%를 기록했다.
또한, 하반기 반등의 기회로 주목받는 미국발 LNG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견해가 제시됐다. 미국발 LNG 프로젝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존스법 등 규제 문제로 인해 실제 물량이 당장 올해 안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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