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정하라" "누가 배신자"…강성파 vs 혁신파, 막판 선명성 싸움 [수도권 합동연설회]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8.15 00:05  수정 2025.08.15 00:12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수도권 집중 호우로 인한 온라인 연설회 개최

"뭉치자" vs "계엄 결별" 당권 노선전쟁 팽팽

국민의힘 안철수·김문수·조경태·장동혁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8·22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기위해 연단에 서있다. ⓒ뉴시스

강성파로 분류되는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혁신파로 분류되는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도 선명성 경쟁에 몰두했다. 수도권 집중호우로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이전과 같이 과열되지는 않았지만, 강성파는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향해 거취를 정하라고 압박했고, 혁신파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결별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문수 후보는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내란 정당으로 몰려 해산 위기인데도 내부 총질에 계파 싸움만 할 것이냐"며 "분열로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면 이재명 정권은 곧바로 개헌에 착수해 연임되고 우리 자식들은 언제까지 이재명 치하에서 살아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장에서 온라인에서 특검의 무도한 압수수색에 맞서 우리 당 지키는 동지들이 많이 계셨다. 이름 없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수많은 동지가 계신다"며 "지금처럼 적들이 우리 심장을 직접 타격하는 상황에서 이제 입으로만 투쟁하는 투쟁은 의미 없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장동혁 후보는 "만약 내가 당대표가 된다면 나를 당대표로 선택한 당원들을 모욕하지 말고 본인들의 거취를 선택하라"며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정조준했다.


장 후보는 "저를 극우라 말씀하시는 분들께, 내가 50% 이상의 당원들의 선택을 받으면 이 정당에 남을 것인지 떠날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며 "특검을 찬성했던 분들에게 묻겠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 이 특검 칼날을 어떻게 막으시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시 묻는다. (혁신파 후보들은) 광장에 나가 그 추운 겨울 눈보라 맞아 보셨느냐. '윤어게인'을 외치는 분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활을 외치는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지 들어보셨느냐"라며 "계몽령 말하는 분들이 '계엄 잘했다' '합헌적이다 합법적이다' 하는지, 아니면 계엄 이후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리고 반(反)국가세력이 판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단 것을 말하는지 (들어봤느냐)"라고 맹비난했다.


안철수·조경태 후보도 마지막 연설회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의 적으로 이재명 정권과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을 지목하며,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이들을 '극단의 망나니'로 규정했다.


안 후보는 "당원들에게 묻겠다. (대선 패배) 그 때 누가 책임졌느냐. 누가 사과했느냐. 누가 당원에게 고개를 숙였느냐. 아무도 없었다"며 "대신 어디 가서 머리 숙이고 있느냐. 선생님, 선생님, 전한길 선생님이라며 싹싹 빌고 있다. 그러면서 배신자니, 내부총질이니 하며 다른 당원에게는 삿대질을 한다. 극단세력이야말로 당을 파탄으로 이끄는, 이재명(대통령)·민주당의 끄나풀"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우리 편이어야 한다. 계엄의 망령과 결별해야 한다"며 "극단의 망나니들을 쫓아내야 한다. 그래야 이 대통령의 내란 선동을 박살 내고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깃발을 꽂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성파 후보들이 계속 언급해왔던 '배신자' '내부총질' '닥치고 뭉치자'와 같은 말장난에 속지 말라며 "국민의힘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조경태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배신자'로 거듭 지칭하며,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자신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뒤집어씌운 이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조 후보는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나선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강제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국민의힘을 지키기 위해선 배신자 윤 전 대통령을 걷어내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배신하고 국민을 배신한 윤 전 대통령과 그 잔존세력 때문에 우리가 위기에 봉착한 것"이라며 "우리 당은 배신자 윤 전 대통령 때문에 정당 해산 위기에 빠져있다. 위헌이자 불법인 12·3 비상계엄은 국민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아직 국민의힘 일부 세력은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윤어게인을 외치거나, 윤 전 대통령을 배신한 자는 물러가라고 외친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헌법을 무시하는 극우들에게 묻는다. 비상계엄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모르느냐"라고 일갈했다.


이어 "오늘 아침 우리 당을 해산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과반이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단 슬픈 소식을 들었다"며 "그야말로 절체절명 위기다. 현명하신 당원 여러분이 나서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대구·경북, 12일 부산·울산·경남, 13일 충청·호남에서 차례로 이어진 합동연설회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22일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개최된다. '당원 투표 80%·국민 여론조사 20%' 방식의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통해 26일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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