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상반기 순익 4.5조원…업계 86% 비중
중소형사, 자본 여력 및 수익 창출력 열위…상승 동력 마련 어려워
하반기 발행어음 인가 및 IMA 사업자 지정에 ‘대형사 쏠림’ 가속화 전망
국내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으나 대형사 중심의 ‘빈익빈 부익부’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발행어음 인가와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이 예정된 만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합계는 4조4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29개 증권사 순이익(5조2235억원)의 약 86%를 차지하는 규모다.
대형사들은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확대, 투자은행(IB)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중소형사들 역시 증시 반등·거래대금 증가 효과는 물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재구조화 등을 통해 실적이 일부 개선됐다. 또한 리테일 및 기업공개(IPO)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소형사의 실적 개선세에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수익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사의 경우 리테일 주식거래 기반이 약하고, PF 및 브릿지론(사업 초기 토지 매입 및 인허가용 단기 차입금)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형사 대비 자본 여력과 수익 창출력이 열위에 놓인 중소형사가 양극화가 짙어진 시장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앞두고 대형사 쏠림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이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대형사에게 유리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가 국내 증권업계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90%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중소형사들은 주요 수익 기반이었던 부동산 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운용 부문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아졌는데, 경쟁 강도를 감안하면 단기간에 경쟁력을 개선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시 훈풍,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해도 고객 기반이 탄탄한 대형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구조적 개선을 위해서는 신규 수익원 발굴이 요구되는데 발행어음이나 IMA 등 라이선스 확보 가능성이 낮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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