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별의 순간' 잡아야 한다 안카나"…안철수에게 쏟아진 대구 6070의 당부는

데일리안 대구 =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8.22 00:15  수정 2025.08.22 00:17

투표 마지막날까지 대구 '1박 2일' 강행군

안철수, 새벽부터 6070 민심 속으로

정치인 첫 방문, 복지관서 뜨거운 환호도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별의 순간을 잡아야 한다 안카나" "존재감 없는 국민의힘 바짝 일으켜 분위기 좀 한 번 만들어 보이소" "이번 기회를 마지막으로 더욱 큰 리더가 돼 이 나라를 끌고 가 주이소"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보수의 심장' 대구 60·70세대 군중 속으로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등장하자 수많은 격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달성공원 새벽시장부터 중구 노인복지관과 노인종합복지관까지 고령층 시민들은 당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반드시 당대표가 돼 달라"는 기대를 전하며 현실적 고충과 환영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21일 오전 6시. 막 동이 트는 시각 새벽시장에 나타난 안 후보를 발견한 시민들의 눈은 단번에 동그래졌다.


이른 아침부터 반주를 즐기거나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은 "안철수랑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며 직접 마주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에 위치한 노점상에서 어묵을 시식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안 후보는 8·22 전당대회와 관련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은 채 "내 고향이 영주다. 순흥 안씨다. 시민들께 인사 드리러 왔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 노점에서 어묵을 함께 먹고 사진을 찍으며 아침을 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한 시민은 속도를 늦추며 손을 흔들었고 "서문시장에서 몇 번 봤는데예" "지난번에도 새벽 시장 오지 않았습니꺼"라며 친근함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전 방문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메신저 프로필로 걸어두었다는 이도 있었다. 안 후보 역시 "저번에는 주말에 방문했는데 그땐 사람이 막 꽉 차 있던데요"라며 익숙한 거리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중구 노인복지관을 방문한 모습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이후 발길도 고령층이 밀집된 중구 노인복지관을 향했다. 평균 연령 70~80대, 6500여 명의 등록 회원을 둔 이곳에 정치인이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찾아주셔서 무한한 영광이다" "여길 선택한 안 후보의 안목이 정말 탁월하다"며 뜨겁게 환영했다.


현장에서는 소규모 차담회도 열렸다. 안 후보는 "정말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내 뿌리가 영주다. 1년에 한 번 정도 제사를 지낼 때 어르신들을 뵈러 이렇게 온다. 그때 대구도 들르고 하는데, 지금도 그렇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김문수 후보를 도왔던, 대선 당시 상황실을 홀로 지켰던 그때처럼 그 마음으로 지금이 또 새로 시작하는 그런 시기 아니겠느냐"라며 "지금부터 새로 시작해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르기 위한 기반을 만들고, 지역의 조직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또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그 다음 5년 뒤 아니 3년 뒤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정권을 다시 되찾아오겠다. 그 순서대로 열심히 하겠다"고 호소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모습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점심 무렵에는 대구 최초의 노인복지시설인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지난번 방문에서 배식 봉사를 했던 안 후보를 기억한 주민들은 "또 오셨능교" "또 봤으니 사진 찍어주이소"라며 몰려와 기념 촬영을 했다.


안 후보는 복도에 걸려있는 어르신들의 사진 작품을 보며 "참 예쁘다"라고 감탄하기도 하고, 자신의 손이 더럽다며 악수를 망설이는 노인의 손을 먼저 잡으며 "괜찮습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웃음을 건넸다.


한 70대 시민은 "광복절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시위) 때는 강하게 나오던데 실제로 보니 억수로 순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현장에선 민원도 터져 나왔다. 한 어르신은 "복지관에 힘 좀 써 주이소. 건물이 옛날에 지어서 휠체어도 겨우 올라갑니더. 엘리베이터 설치 가능한 가 검토해 주이소"라고 토로했고 안 후보는 "지역구 의원에게 꼭 전달하겠다. 감사하다. 또 찾아뵙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백성들을 위해 열심히 하이소. 대구가 (국민의힘에게는) 확실한데 열심히 하이소" "정치 좀 잘해 보이소" "멀리서도 왔능교. 승리하이소" "아이고 이리 더운데 고생하네" 등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안 후보는 한 명 한 명의 손을 꼭 잡으며 "꼭 이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일정을 마친 후 안 후보는 데일리안 취재진과 만나 "정말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참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다"며 "또 우리 당에 바라는 점들이 정말로 많았다"고 대구 방문 소회를 밝혔다.


이어 "비판도 많았지만 실제 직접 만나뵈니까 대부분 잘하라고 그렇게 하시는 그 분들의 마음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에 가서 대구 시민들이 바라는대로 의정활동을 더 열심히 잘 해야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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