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불확실성 고조…9월에도 '박스권 장세' 계속될 듯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02 05:04  수정 2025.09.02 09:17

코스피, 8월 한달간 1.83%↓…올해 3월 이후 5개월 만에 약세

세제개편안 등 정부 정책 실망감 主원인…대주주 양도소득세 관련 청원 15만명

"정부 입장 신속히 정하지 못하면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인 불확실성 확대"

'9월 증시 부진' 계절 요인도 경계심 높여…"업종·개별 기업에 집중해야"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8월 코스피의 월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해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9월에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책 관련주에서 주도주를 모색하고 시장보다는 업종 및 개별 기업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월 한 달 동안 1.83%(3245.44→3186.01) 하락했다. 월간 수익률이 약세를 보인 것은 올해 3월(-2.04%) 이후 5개월 만이다. 코스피 월간 수익률이 4월(3.04%)부터 7월(5.66%)까지 플러스(+)를 기록하고, 6월 최고치(13.8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비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종목들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국내 증시의 부진은 더욱 부각된다. 8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2.38%)를 비롯해 SK하이닉스(-1.65%)·LG에너지솔루션(-7.97%)·삼성바이오로직스(-6.19%)·한화에어로스페이스(-11.24%)·삼성전자우(-1.74%)·KB금융(-2.43%) 등 7종목이 내렸다.


이 같은 분위기에 주식시장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외국인은 8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46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올해 5월 순매수 전환한 뒤 3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왔으나, 박스권 장세에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국내 증시의 박스권 배경으로는 세제개편안·상법개정안·노란봉투법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의 상승 여력이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제한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9월에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9월 증시가 부진했다"는 계절 요인도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들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데 반대하는 국민청원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15만명에 이르렀다"며 "(정부가) 입장을 정하지 못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인 불확실성을 확대한다.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세제개편안 및 상법개정안에 대한 증시 민감도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적용 요건 및 최고세율 완화를 골자로 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정안 통과 가능성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개정안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보다 업종 및 개별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용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경우, 주가 조정 시 비중 확대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략도 함께 추천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은 정책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주도주를 정책 관련주에서 모색해야 한다”며 “하반기 실적 전망, 정책 되돌림 과정에서 민감한 업종, 정부 정책을 관통하는 테마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업종 대응이 여전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8월 조정 압력에 노출됐던 조선·방산·은행·증권 등 주도주들은 ‘관세무풍’, ‘거버넌스 개선’ 등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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