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1지구·개포우성4차, 경쟁 무산에 입찰 조건 변경
리스크 커진 건설사 “사업성 확실해야 참여한단 전략”
서울 강남과 성수, 여의도 등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정비사업지에서도 시공사 경쟁 입찰이 무산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최우선으로 두면서 선별 수주 기조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들은 입찰 조건을 변경하는 등 시공사 간 경쟁 유도에 나섰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던 재건축 대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지침을 잇따라 번복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최대 알짜로 꼽히는 성수1지구는 18일 대의원회를 열고 입찰 지침(시공사 선정 계획서) 변경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당초 해당 지역은 현대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3파전이 점쳐졌으나 조합 입찰 지침을 두고 갈등이 불거져 GS건설만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시공사 선정에 입찰할 수 없다.
이에 경쟁 입찰을 바라던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 반대 집회를 열고 조합장 및 임원 해임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발에 결국 조합 집행부는 새로운 입찰지침 수정안을 공지했다. 논란이 일었던 ▲조합원 로열층 분양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일반분양가·조합원 분양가와 분담금 제시 금지 규정 ▲책임 준공 확약 등의 조항을 수정했는데 대의원회에서 의결되면 최종 확정된다.
입찰지침이 수정돼 재입찰이 이뤄질 경우, 내달 말 입찰 재공고에 이어 오는 12월 중순경 입찰 마감이 예상된다. 성수1지구 재개발은 지하 4층~지상 69층, 17개 동, 3014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만 2조 1540억원에 달한다.
강남구 개포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기존 입찰 공고를 취소했다.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등이 눈독을 들였으나 건설사들이 줄줄이 발을 빼며 경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진행된 현장 설명회에 삼성물산이 불참했고 포스코이앤씨도 최근 사망 사고 여파로 입찰 참여가 불투명해졌다.
현행 도시정비사업에 따르면 두 차례 연속으로 단독 응찰되면 수의계약으로 가는 구조다. 그러나 조합이 시공사 선정일을 뒤로 늦추면서 일정상 수주전 참여를 포기했던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이 다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연말쯤 재공고를 시행키로 하면서 시공사 선정은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지난 1985년 준공된 개포우성4차는 459가구 규모 단지를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1080가구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는 6498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와 경기침체로 서울 핵심지라도 무리한 수주는 하지 않겠다는 건설사들의 기조가 읽혀진다”며 “단독입찰이 반복되면 시공사 간 경쟁 구도가 약화되고 이는 조합 측의 분양가 협상력 약화로도 연결돼 조합들이 경쟁 입찰 지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파한양 2차도 재건축 입찰 절차가 중단됐다. GS건설이 단독 응찰했으나 일부 조합원과 개별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입찰 무효 가능성이 점쳐진다. 무효가 확정되면 재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송파한양2차는 송파구 정비사업 수주전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만큼 GS건설과 경쟁을 벌였던 HDC현산 외에도 다른 건설사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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