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에 매우 실망…우크라전쟁, 가장 쉬울 줄 알았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19 07:39  수정 2025.09.19 08:37

스타머 "푸틴에 압박 높여야"…팔레스타인 문제엔 이견

트럼프 “中과 무역합의 가까워져…관세유예 연장 가능”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셔의 총리 별장 체커즈 코트에서 3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무리하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정말 실망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총리 별장 버킹엄셔 체커즈 코트에서 열린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난 7개의 전쟁을 해결했다.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우크라이나 문제를 푸틴이 어렵게 했다”며 “그가 나를 정말로 실망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가장 쉬운 것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며 ”유가가 하락하면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지만, 이 전쟁을 끝내게 할 의무가 내게 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 방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미국과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만 움직이는 푸틴에 대한 추가 압박을 높여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선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과 관련해 “이 부분에서는 총리와 이견이 있다. 사실 이는 우리의 몇 안 되는 이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전 가자지구 인도주의 상황 개선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문제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 임박 단계에 들어섰다며 양국 간 관세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합의에 매우 가깝다”며 “중국과 (고율관세 부과 유예) 연장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조건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협상 당시 각각 115%p씩 관세율을 낮추는 데 합의한 뒤, 90일 단위 연장을 반복해왔다. 현 합의는 오는 11월 10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연장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래폼 틱톡(TikTok)의 매각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금요일(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해 최종 타결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틱톡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 플랫폼이고, 미국이 승인권을 갖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수수료 플러스 알파’ 성격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즈제탸오둥(Bytedance)이 소유한 틱톡의 대주주 지분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를 통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틱톡 금지법 시행 유예 기한을 12월16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인수 방식은 오라클 등 미 투자자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80%가량 지분을 보유하는 법인을 세워 틱톡 미국 내 사업권을 인수하고, 미 정부가 지정하는 1명을 포함한 미국인 중심의 이사회가 경영을 담당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틱톡은 나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매체”라며 “향후 미국 투자자들이 전적으로 소유하는 구조로 개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알고리즘 이전과 규제 조건 등 세부 사항은 미·중 협상에 달려 있어, 실제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셔 총리 별장 체커즈 코트에서 열린 비즈니스 행사에서 ‘기술번영협정’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보이며 마주 보고 웃고 있다. ⓒ AP/뉴시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보잉·롤스로이스·BAE시스템스·GSK 등 양국 주요 기업 CEO가 참석한 비즈니스 리셉션에서 양국의 상호 투자와 포괄적 협력을 약속하는 ‘기술번영협정’에 서명했다. MS가 영국 내 AI 인프라 등에 300억 달러(약 41조 6000억원)를 투입하고, 구글은 향후 2년간 AI 연구·인프라에 50억 파운드(9조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주 영국과 미국 사이로 양방향 모두 2500억 파운드가 흐르게 됐다”며 “영국 전역에서 1만 5000개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으로 민간 부문 딜 3500억 달러가 촉발됐다”며 “영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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