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무엇이 담길까…키워드는 '민주·비핵화'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09.23 18:00  수정 2025.09.23 18:04

핵심 방향성은 '평화'일 듯

"인류의 평화·번영 방안 설명"

'비핵화 로드맵' 보단 '국제 협력' 중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후 첫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세계 각국 정상에게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번 유엔총회 주제는 '평화'인 만큼, 이 대통령은 그동안 세계 무대에 알린 'K-민주주의 정신'을 핵심 키워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에서 첫 기조연설에 나선다. '더 나은 함께: 평화, 개발, 인권을 위한 80년과 그 너머'가 이번 유엔총회 주제다. 총 196개국 정상 중 7번째 순서로 연설한다.


그동안 외교 무대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K-민주주의'를 강조한 이 대통령 입장에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부각할 기회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이 우리 외교 시계를 멈췄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이른바 '한국식 민주주의'를 전파하며 한국의 위상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인 동포들을 만나 "K-데모크라시까지 대한민국은 세계가 바라보는 모범이 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세계가 잠시 걱정했지만 대한민국은 아주 모범적인 민주국가, 문화강국, 군사·경제강국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재외동포들의 자부심을 높이려 노력했다.


첫 해외 순방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키워드도 'K-민주주의'였다. 당시 대통령실은 "12·3 비상계엄과 내란을 이겨낸 우리 국민의 위대함과 K-민주주의 저력을 세계에 알려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실의 기대처럼 해외 정상들은 우리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월 "이 대통령과 만난 정상 대부분은 한결같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한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민주주의의 복원 성과는 이 대통령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해외 순방 과정에서 연설 기회가 생기면 'K-민주주의'를 치켜세웠다. 특히 지난 8월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미국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설에선 "친위 쿠데타라는 혼란상을 응원봉을 들고 즐겁게 노래 부르면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권력을 이겨낸 것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미 상원 외교위 및 하원 외무위 소속 의원 등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K-민주주의 전파는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이면에는 지지층 결집과 야당 고립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여당은 우회적으로 12·3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용도로 'K-민주주의'를 활용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여당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 대통령은 이번 기조연설에서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우리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 나가기 위한 한국의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이 언급한 '인류의 평화·번영' 기조는 '건강한 지구의 평화, 존엄성 그리고 평등'이라는 유엔의 핵심 목표와도 맞닿아있다. 이 대통령은 이 기조에 발맞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상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문제에 대해 '핵 개발 중단-축소-폐기'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을 언급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로서 미북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뒷받침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북한이 '결단코 통일은 불필요'라면서 남북 관계에 적대감을 드러낸 상황에서 자칫 비핵화 로드맵을 공개할 경우, 신뢰 회복 기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정부는 긴 안목을 가지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 간 적대를 해소하고 평화적인 관계로의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다만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단순히 '저자세 전략'을 취한 것이 아닌, 이 대통령의 '선(先) 신뢰회복' 기조에 발을 맞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전 세계 정상의 협력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 대통령은 지난 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핵심 키워드는 '국제 사회 협력'이다. 3단계 비핵화 추진엔 북한을 비롯해 중국·러시아 등 불확실성 요소가 걸림돌로 평가된다. 그러다 보니, 국제 사회 공감대는 비핵화 로드맵의 전제 조건인 만큼, 이번 기조연설에선 각국 정상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평화 메시지가 나올 전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며 "남북·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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