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잘 나가지만…반도체주 '추종매매 주의보'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9.25 05:03  수정 2025.09.25 05:03

반도체 투톱 방향성 따라가는 코스피

9월 들어 6조원어치 사들인 외국인

증가하는 공매도 잔고…하락장 대비하는 외국인?

"다음 순환매 기다려야…조정이 기회될 수도"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된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조선·방산·원전·금융 등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흐름이 일단락되고,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움직임에 코스피 방향성이 결정되고 있다.


중장기 업황 개선 기대감에 이들의 목표주가가 연일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공매도 잔고 증가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추종매매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05포인트(0.40%) 내린 3472.14에 장을 마쳤다.


연이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반도체주가 주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는 0.83% 올랐고, SK하이닉스는 0.97% 내렸다.


최근 코스피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약 2.2배 많았지만, 시총 비중이 23%에 달하는 반도체 투톱에 외국인 자금이 몰리며 역대 최고치 경신이 이어졌다.


이날의 경우, 반도체 투톱 주가가 엇갈리자 지수 상승 동력이 약해지며 하락 마감한 모양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로고, SK하이닉스 로고(자료사진) ⓒ뉴시스

반도체 사이클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급격히 불어나는 공매도 잔고는 투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파는 것을 뜻한다. 미리 판 주식을 추후 낮은 가격에 되사 갚으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지난달 25일 약 3711억원에서 지난 19일 약 6482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약 1179억원에서 약 1662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달에만 반도체 투톱을 5.8조원어치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락장에도 수익을 얻기 위해 대비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판 뒤 갚지 않고 남은 물량의 금액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액 증가는 해당 종목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반도체주가 최근 단기 급등한 만큼, 조정 국면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추종매매는 삼갈 필요가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반도체 사이클을 놓쳤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며 "유동성 장세에서는 업종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로 인한 급등 종목을 섣불리 뒤쫓기보다는 다음 순환매 차례를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주 조정 국면을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9월 한 달간 반도체 위주로 상승했으나 앞으로 1개월 가까이 펼쳐질 3분기 실적 시즌, 미국 기술 기업들의 양호한 성과는 국내 반도체에 우호적 환경"이라며 "조정이 투자 기회일 수 있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