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장 잡아라” 백화점, K패션으로 해외 판로 확대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09.26 07:00  수정 2025.09.26 07:00

현대, 이달 19일부터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 운영

신세계, 내달 시부야109서 하이퍼그라운드 팝업

지난 19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 4층 문을 연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에 오픈 첫 날 인파가 몰렸다.ⓒ현대백화점

백화점 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활로를 넓히고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에서 패션·뷰티 등 K브랜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달 19일부터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핑몰 파르코 시부야점 4층에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이 일본에 정규 매장을 오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은 한 달 또는 2주 단위로 브랜드가 바뀌는 로테이션 방식으로 운영돼 고객에겐 끊임없이 새로움을, 브랜드에는 장기적인 노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첫 브랜드는 신진 컨템포러리 브랜드인 ‘트리밍버드’로, 내달 16일까지 빈티지 스타일의 와이드 팬츠 등 일본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상품들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오픈 첫 날 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현지 고객의 관심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상반기에 도쿄의 패션 중심지인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로 오픈하는 등 향후 5년간 일본에서 총 5개 리테일숍을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를 앞세워 일본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낸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일본 도큐그룹 내 도큐 리테일 매니지먼트와 한-일 컨텐츠 교류 및 비즈니스 모델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본사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 신세계백화점 장수진 상품본부장, 도큐 리테일 매니지먼트 대표이사 홋타 마사미치가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신세계백화점

도큐그룹은 1922년부터 철도사업을 기반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도쿄의 주요 철도노선과 역사 뿐만 아니라 시부야의 중요 랜드마크(시부야109, 시부야 히카리에 등), 백화점, 부동산, 호텔 리조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도큐 리테일 매니지먼트는 도큐그룹의 상업시설에 대한 운영을 총괄하는 자회사다.


신세계백화점은 시부야 중심가에 위치한 도큐그룹의 상업시설로 진입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이 일환으로 시부야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시부야109에서 다음달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국내에서 검증된 K브랜드 라이징스타들을 일본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가 일본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국내 시장 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고물가·내부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소비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국내 주요 23개 유통업체 중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내 K브랜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K브랜드를 소개하는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는데, 12개 브랜드가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상위 5개 브랜드 매출 평균은 3억1300만원에 달했다.


브랜드별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이 약 일주일에 불과했음에도 월 1~2억원 수준인 일본 백화점 중위권 정규 매장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K뷰티, K패션 브랜드들이 인기”라며 “현지 시장을 발판 삼아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가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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