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역성장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소 증가폭 기록할 듯
주담대 잔액 608조1913억원…지난달 比 5199억원 늘어
대출한도 축소 및 대출모집인 취급 중단 등이 영향 미친 듯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6·27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 적용되면서 주담대는 물론 신용대출 수요까지 위축된 결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3조27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762억8985억원) 대비 3730억원 불어난 수치다.
아직 월말까지 닷새가 남아있지만, 이달 들어 지금까지 증가 폭은 지난달(+3조9251억원)보다 3조5521억원 적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1월 역성장(-476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소 증가 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담대(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608조1913억원)도 지난달 말보다 519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은 104조790억원에서 103조8331억원으로 2459억원 줄었다. 8월(+1103억원) 반등한 뒤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는 잔액뿐 아니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구입)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주택구입용 주담대 취급액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5대 은행에서 이달 들어 25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담대 총액은 5조5008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8조2586억원)보다 33%(2조7578억원) 적고, 하루 평균 취급액 기준으로도 2664억원에서 2200억원으로 약 17% 축소됐다.
은행권은 6·27, 9·7 규제에 따른 대출한도 축소, 대출모집인 취급 중단 등 개별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으로는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는 서울 집값 추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9%로, 전주(0.12%)보다 0.07%포인트(p) 올랐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3주째(0.08%→0.09%→0.12%→0.19%) 증가세다.
수도권 주담대를 일괄적으로 최대 6억원으로 묶는 등 '유례없이 강한' 규제로 결국 대출 지표는 끌어내렸지만, 그만큼 집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 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약해졌지만,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가 여전히 제한적인 만큼 주택시장 기대심리 관리를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주택가격·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응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다고 하더라도 서울 집값 자체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낮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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