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명 신규 발급 가능…회원 확대 기회 열려
순익 감소·수수료 축소…업황 악화 속 기대감
연체율 상승·충당금 축소…건전성 악화는 부담
최대 370만명의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신용사면’이 시행되면서 카드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29만명이 새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신규 회원 확대의 기회가 열렸다. 하지만 이미 카드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에 달한 상황에서 저신용자 유입은 카드사들의 건전성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부터 ‘신용사면’을 본격 시행했다. 이번 조치는 2020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5000만원 이하 소액 연체가 발생했으나 올해 말까지 전액 상환한 개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가운데 257만7000명은 즉시 신용이 회복돼 연체이력이 삭제되고 신용평점이 상향되며, 아직 상환하지 못한 112만6000명도 연말까지 상환을 마치면 별도 신청 없이 같은 지원을 받게 된다.
금융위가 8월 말 기준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개인 평균 신용평점은 616점에서 656점으로 40점 상승했다. 특히 20대와 30대 청년층은 각각 50점, 42점 오르며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그 결과 약 29만명이 신용카드 신규 발급 기준(645점, NICE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수년간 계속된 업황 악화로 인해 이번 조치에 따른 신규 회원 확대 효과에 기대를 거는 한편, 저신용자 유입이 확대되면 연체율 관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합산 순익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273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2911억원 줄어 순익 감소폭을 웃돌았다.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업 카드사의 대출자산 연체율은 2.3%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다.
카드론 연체율은 2021년 말 1.7%에서 올해 2분기 2.4%로 뛰었고, 비(非)카드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6%에서 3.0%로 급등했다.
내수 경기 둔화로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연체율이 오르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건전성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각 사별 지표 역시 건전성 부담을 보여준다.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2.32%), 우리카드(2.60%), 하나카드(2.25%), 비씨카드(2.03%)는 연체율이 모두 2%대로 올라섰다.
현대카드는 연체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8%포인트(p) 하락해 잠재 부실을 흡수할 여력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상반기 주요 지표에서 연체율 상승과 충당금 축소가 나타나면서 업계 전반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 사이에선 신용사면으로 인한 회원 확대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저신용자 유입에 따른 우려가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사면은 금융포용성과 소비 진작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유치 경쟁은 되레 부실을 키울 수 있다”며 “카드업계는 회원 확대와 건전성 관리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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