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펀드, 직접·간접·인프라·초저리대출로 세분화
블라인드·프로젝트·국민참여형 등 간접투자 방식 제시
산업계 수요 반영 강조… “민간 의견 적극 수렴할 것”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해 조성하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1호가 12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일 “국민성장펀드 1호는 12월달에 나올 것”이라며 “전문성에 기초해서 이 펀드를 철저하게 상업적이고 전문적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는 이날 오전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국민성장펀드 성공을 위한 정부·금융권·산업계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에는 권 부위원장,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 문신학 산업부 차관과 국내외 금융사 투자 및 기업여신담당 부행장, 첨단전략산업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총 70명이 참여했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계는 산업계만큼 산업을 잘 모르고 산업계는 파이낸싱과 금융에 대해 정보가 더 필요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우리 금융권은 상당한 규모의 실탄이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성장펀드는 전문성에 기초해서 철저하게 수익성과 지속성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경쟁 베이스로 할 것”이라며 “1호 펀드는 12월달에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성장펀드 운용 관련 세부안은 국민성장펀드 전담 조직인 산업은행 ‘국민성장펀드 부문’ 관계자가 직접·간접·인프라투자와 초저리대출 등으로 나눠 발표했다.
150조 펀드 윤곽… 투자 방식 세분화
앞서 금융위는 지난달 19일 ‘생산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에서 국민성장펀드 조성 및 운용방안을 제시했다. 150조원 국민성장펀드의 예산을 10개 산업군별로 배분하는 청사진만 그려 놓은 상황이었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산업별 배분 예시안에서 투자중심 지원(직접지분 투자+간접투자)과 인프라투융자 등 재원을 뭉뚱그려 마중물 격인 기금 25조원, 민간자금 75조원에 재정 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번 간담회는 산업계 관계자들에게 ‘국민성장펀드’를 설명하는 취지의 간담회로 ▲직접투자 ▲간접투자 ▲인프라투·융자 ▲초저리대출 등 앞서 금융위에서 제시한 자금배분 예시안을 세분화해 명문화했다.
초저리대출은 당초 예시안에서 밝힌 바와 같이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 중 50조원으로 설비투자, R&D 투자 등에 국고채 수준으로 대출해주는 안이 유지됐다. 산업은행 측은 일반적인 시설자금 지원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투·융자는 ‘인프라금융’이라는 이름으로 50조원이 조성된다. 민간에서 40조원, 첨단전략산업기금 10조원이 투입된다. AI데이터센터, 첨단산업단지 등에 필요한 전력망·발전·에너지 송전망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용도로 쓰인다.
민간 자금 40조원은 민간금융기관에서 특수목적법인(SPC)에 선순위 대출을 진행하고, 민간 인프라 투자펀드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첨단기금 10조원은 고위험 지분투자나 후순위 대출에 참여한다.
또 SPC는 한국전력공사와 장기이용계약을 맺고, 건설사 및 전력망 기자재 업체는 공사도급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은행 국민성장펀드 부문 김정국 부장은 “통상의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이 해당 프로젝트의 미래 캐시플로우를 활용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접투자 15조원은 민간자금 8조원과 첨단기금 7조원으로 조성된다.
김 부장은 “VC와 산업은행 벤처투자본부에서 지원하는 벤처 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직접투자 외에도 제조시설 확충과 원천기술 보유기업과의 M&A지원 등을 위해 설립된 JV나 SPC를 활용한 거액의 직접 지분 투자 프로젝트에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간접투자 35조원은 첨단기금 8조원을 마중물로 민간자금 27조원을 유치해 조성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블라인드 펀드 ▲프로젝트 펀드 ▲초장기기술투자 ▲국민참여형 펀드가 제시됐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시점에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펀드로, 대규모 정책펀드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정부나 모 펀드가 자금을 출자하고, 민간 운용사가 투자 대상을 사후적으로 선정하는 구조다.
앞서 금융위는 제시한 규제·세제·재정·금융·인력양성 등 통합 패키지를 지원하는 ‘메가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젝트 펀드는 이 메가프로젝트에 유한책임출자자(LP)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또 첨단전략산업과 관련된 유망 기술기업에 ‘초장기 기술투자’ 펀드 출자 사업을 지원하고 첨단전략산업기업에 대한 투자 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국민참여형 펀드’를 조성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PT 발표는 금융위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안과 사실상 동일하다. 조금 더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 과기부, 산업부 세 부처가 산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이런 느낌으로 국민성장펀드가 출발하니 수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달라는 취지”라며 “사전에 정해놓으면 산업계의 수요에 맞지 않을 수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위에서도 계속 수요기업들을 만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산업계의 수요에 맞게 (구성하려 해) 어떤 형태로 지원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지 수요층에서 제안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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