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9~16시 영업 유지 전제…주4.5일제 도입 TF 구성
정부도 근로시간 단축 입법 추진…노조 영향력 확대 예상
높은 임금·고객 불편 논란 여전…여론 향배 관건
금융노사가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에 잠정 합의하면서 시중은행 영업시간 변동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측은 현행 영업시간 유지를 전제로 한 합의라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산별노사 간 조율에 따라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지부자대표자 회의를 개최해 구체적 합의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협약 합의서 조인날짜는 노사 간 협의 중이다.
앞서 금융노사는 지난 2일 밤 산별중앙교섭 잠정합의안을 공개했다. 합의안에는 ▲임금 3.1% 인상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시행 등이 포함됐다. 특히 금융노조는 주4.5일제 도입을 위한 TF도 설치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TF에서는 주4.5일제 도입에 필요한 논의 대상을 골라 2026년 산별교섭에서 주4.5일제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산업사용자협회는 현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 유지를 전제로 단축근무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고객들이 영업점을 이용하는 시간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양측의 교섭이 시작된 올해 4월만 하더라도 4.5일제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6개월만에 결국 내년 선제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은행권은 여전히 주 4.5일제의 선제적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 속에 실제 제도 도입 시 예상되는 근무환경 변화 등을 따져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입법을 연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노사가 그동안 입장 차이를 보여 왔던 노동시간 단축 의제에 대해 이제는 공동의 목표로 삼고 나아가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노조가 이재명 정부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원 사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양측 논의에서도 금융노조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국민 여론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금융권에서 근로시간단축까지 추진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판적이다. 무엇보다 4.5일제가 고객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보전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임금을 줄이는 안은 금융권 내부의 반대가 거센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간담회에서 "주 4.5일제는 물론 고객들이 불편할 수 있다"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전 9시~오후 4시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으로 미뤄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고객 편익을 도모하고 금요일은 주 4.5일제를 도입하자는 안을 제시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