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 없는 국감에 유가족 "제주항공 대표, 반드시 나와야" [2025 국감]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10.13 19:25  수정 2025.10.13 19:26

무안공항 여객기 유가족 대표 “참사 책임자 빠진 자리, 유가족만 서 있어”

“항철위 국토부 산하 구조는 모순…독립 조사기구로 이관해야”

김윤덕 장관 “중간 조사 발표 앞당기고 유가족 소통 강화 검토”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12월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김유진 대표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의 증인 출석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는 “참사의 책임자들이 모두 빠진 자리에 왜 유가족만 서 있어야 하느냐”며 “오는 29일 종합국감에는 반드시 제주항공 대표와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단장이 증인으로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유진 대표는 이날 국감에서 “제주항공 대표가 증인에서 빠지고 제가 참고인으로 참석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결코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가의 안전 규정이 무시되고 수많은 경고가 방치된 결과가 참사로 이어졌다”고 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이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관리 부실과 규정 위반, 항공안전시스템 부재가 만든 명백한 인재”라며 “국토부의 잘못을 국토부 소속 조사위원회가 조사하는 모순을 반드시 끝내달라”고 했다.


이어 “국회가 나서서 사조위를 국토부로부터 독립시켜 달라”며 “독립성과 전문성이 보장될 때까지 조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행기록장치(CVR·FDR)와 정비기록 등 핵심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1999년 설계도면상 로컬라이저 둔덕은 항공기 손상을 피하도록 설계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시공됐다”며 “2007년 공항공사가 무안공항 운영을 시작할 당시에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음에도 조건부로 운항 증명이 인가됐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 기종의 2번 엔진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정비 내역을 받아 보니 무려 10번이나 고장이 나서 교체됐다”며 “사고 당시에 먼저 꺼진 1번 엔진도 독일 정비업체에서 고속, 고압, 고온 시에 품질 결함이 있다고 판명된 블레이드와 같은 계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설치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공사는 유가족과 협의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공항에서는 콘크리트 둔덕을 제거하기 위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 장관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중간 조사 보고서 발표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12월 초로 예정된 중간 조사 발표회를 가급적 빨리 열고, 유가족의 불만을 해소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항철위는 조류 충돌, 운항, 기체, 공항시설 등 4개 분야에 걸쳐 조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보고서는 내년 6월 발표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유가족이 요청한 조사 중단 및 자료 공개는 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사조위를 국토부 산하에서 총리실 산하로 변경하는 문제는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11월10일까지 주요 쟁점에 대한 진행 상황을 유가족에게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맹상규 국토교통위원장도 “여야 간사들은 사조위 조사단장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10월29일 종합감사 때 출석할 수 있도록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재계 증인 최소화’ 방침에 따라 이날 국토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최주선 삼성SDI 대표 등의 국정감사 일반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제주항공 참사 관련 국감에는 유가족 대표만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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