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서명…문서 내용 공개 안 돼
정상회의 주재 "다시 없을 가장 큰 거래"…이·하마스 불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가자 평화 선언’에 서명한 뒤 유럽과 중동 각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테 하마스가 수감자와 인질을 각각 풀어준 13일(현지시간)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중동 평화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재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평화 선언’ 서명식이 열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트럼프 평화 구상 1단계 합의를 국제적으로 제도화하고 2단계 합의 추진과 실행 방법도 논의하기 위한 행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카타르·튀르키에 정상들과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종식을 위한 가자 평화 선언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막 연설을 통해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며 “평화로 가는 첫걸음은 항상 가장 어렵지만 우리는 오늘 그것을 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가장 큰 거래’라고 불렸지만, 현실이 됐다.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중동을 넘어 세계 역사에 기념비적인 순간이 찾아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 간의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 재건 계획과 관련해서는 “가자 주민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삶의 기본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가자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재건과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자 재건은 비무장화를 전제로 해야 하며 가자 주민들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새로운 민간 경찰의 창설이 허용돼야 한다는 점에도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등 4개 중재국 정상과 함께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헝가리·요르단·바레인·파키스탄 등 20여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 등 30여 명의 정상급 인사가 모였다.
다만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불참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유대 명절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우파 연정 내 강경파들의 내부 반발을 의식한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힌 하마스는 카타르와 튀르키예를 통해 “무장 해제를 전제로 한 회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평화 선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자 평화 구상의 실현을 위해 4개 중재국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가자 재건 기금 조성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자 평화 선언 서명은 앞서 합의한 대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생존 인질 20명을 모두 풀어주고 이스라엘 역시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을 석방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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