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12조1000억원 '깜짝 실적'
D램 6조원 이상 추정…'메모리 슈퍼사이클'
내년 실적 전망치도 줄상향…수요 장기 성장
삼성전자가 2025년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부진이 길었던 반도체 사업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전사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4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31.81% 증가한 기록이다. 특히 이번 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2분기 14조1000억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매출은 분기 최초로 80조원을 넘어선 86조원을 달성,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동기 대비 8.72% 증가했다.
이번 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9~1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잠정 실적은 약 2조원 웃돌았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최대 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DS부문은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HBM 출하량 증가,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분야의 적자 규모 축소 영향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D램을 비롯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 사업의 상황이 좋아진 것에 더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LSI) 사업부의 적자 개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HBM 출하량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MD, 브로드컴 등에 더해 엔비디아향 HBM 공급까지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범용 D램의 경우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서버용 고성능 제품 생산에 집중하며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비메모리 부문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올해 3분기 약 9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 약 2조원대 중반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개선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2분기 말부터 가동률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나노 이상 성숙 공정 고객사 확대와 엑시노스 2600 양산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실적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슈퍼사이클(초호황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다.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오픈AI 등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의지를 보이며 메모리 수요 증가 움직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70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HBM3E 12단을 독점 공급하는 AMD가 오픈AI와 GPU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의 HBM 출하량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파운드리의 경우 최근 테슬라에 2나노 차세대 자율주행칩을 수주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를 잇따라 고객사로 확보하며 선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향후 대형 고객사 확보에 유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올해 3분기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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