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해야"…민생 메시지
정부 전산망 복구 40%대…국감전선 격화 속 행보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토크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에서 발언을 요청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추석 연휴 이후 첫 주 업무를 '민생경제 활성화'로 시작하며 다시 소비쿠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 전산시스템 복구율이 여전히 40%대에 머물고, 캄보디아 한인 납치 사건과 한미 관세 협상 교착,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 논란까지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대통령의 시선은 다시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향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역상권 활성화와 소비쿠폰'을 주제로 국민과 소통하는 디지털 토크라이브를 개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이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내기 위한 소통의 장, 디지털토크 라이브를 개최한다"며 "우리 동네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과 소비쿠폰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진솔한 경험과 함께 지혜를 구한다"고 밝혔다.
토크 라이브에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네이버폼을 통해 모집한 소상공인·자영업자·소비쿠폰 사용 경험자들이 이른바 '국민패널'로 참여했다. 행사에는 방송인 홍석천 씨와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최별 로컬 기획자, 이창길 '개항로 프로젝트' 대표 등 핵심 패널 4인과 국민 패널 110여명이 자리했다.
본격 토크가 이뤄지기에 앞서 '소비쿠폰 대한 국민 만족도 결과'로 일반국민의 소비쿠폰의 전반적 만족도가 76%를 기록했다는 수치도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불평등 때문에 매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 문제다. 먹고사는 게 힘들면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단기적 대책인 소비쿠폰 외에도 채무조정과 빚탕감 문제도 민생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부채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한 번 빚지면 죽을 때까지 쫓아다녀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들을 보면 못 갚을 빚은 신속하게 탕감해서 정리해버려야 묵은 밭 검불을 걷어내면 새싹이 돋는 것처럼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 "금융 문제에 있어선 지금보다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사실 숫자에 불과한데, 실물과는 다르잖나. 정책적으로 조정 여지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자원이 너무 한쪽에 많이 쏠리며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다. 누구는 없어서 못쓰고 누구는 남아서 안쓰고 못쓰고, 자원과 기회들이 효율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사회가 전체적으로 침체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올해 두 차례에 걸친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약 한 달 만인 지난 7월 5일 국무회의를 열고 3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경기 부양과 민생 안정에 방점이 찍은 추경으로, 추경의 핵심은 13조8000억원 규모의 '민생 소비쿠폰' 사업이었다.
이후 7월 2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40만원의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됐다. 비수도권 거주자와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각각 3만~5만원이 추가 지급됐다. 이어 지난달 22일부터 2차 소비쿠폰 신청을 받아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하지만 소비쿠폰 정책을 두고 정치권 내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물가 폭등을 야기했음을 질타했다. 반면 여권과 정부는 다 쓰러져가는 경제를 반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구윤철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금 서민들이 죽으려고 하는데 소비쿠폰을 좀 해서 경기를 진작시키는 게 그렇게 잘못됐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건설경기 같은 경우도 지난 정부가 정책을 너무 놓쳤다. 너무 늦췄다. 저희가 어렵게 다 쓰러져 가는 경제를 들고와서 이렇게 반등을 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장은 소비쿠폰 논쟁 외에도 각종 현안으로 들끓고 있다. 이날 이틀째를 맞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회 출석 여부,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경기 양평군 공무원 사망, 국가 전산망 먹통 사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문제, 이 대통령의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논란, 대북 정책 등을 두고 충돌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 도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가 포함된 메시지를 공개해 상임위가 파행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국감 현안 전반에서 국민의힘의 비판을 정쟁으로 규정하며 대응했고, 국민의힘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가 시스템은 무너지고, 공직사회는 흔들리고 있다 "며 "국민은 피눈물을 흘리는데, 대통령이 '소비 쿠폰'을 논하는 '토크쇼'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공감능력의 실종이자 현실 인식의 마비"라고 했다. 또 "캄보디아 납치,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뒷북으로 대응하면서, 소비 쿠폰에는 이토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보다 국정 홍보가 먼저라는 방증"이라고 했다.
각종 현안이 겹친 시점에 대통령이 소비쿠폰을 다시 전면에 올린 데 대해선 타이밍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평가도 뒤따른다.
정치권 관계자는 "소비쿠폰 행보가 경기 부양 효과를 노린 상징적 메시지라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각종 행정과 외교 현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자화자찬식의 카드를 꺼낸 것은 굳이 필요했을까 싶은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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