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한 ‘타워팰리스’…서울 오피스텔 거래·가격 ‘들썩’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10.18 06:00  수정 2025.10.18 06:00

대출 한도 그대로 유지…오피스텔은 매매 자유

풍선효과 조짐…공급 감소에 상승세 지속 전망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밀집해 있는 서울의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수도권 37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등 3중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는 고강도 규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 값이 강세를 보인 서울에서는 오피스텔 거래와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전역이 고강도 규제에 묶인 가운데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잠실 시그니엘 등 수 십억원대 초고가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15일 부동산 대책에서 아파트뿐만 아니라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한 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주택’이 새로 허가 대상으로 편입됐지만 오피스텔은 규제를 비켜간 것이다.


오피스텔은 이번에 단행된 금융 규제도 적용 받지 않는다. 앞서 정부는 10.15 대책을 발표하면서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의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비주택 LTV는 현행 70%로 변함없다고 확인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6·27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도 받지 않는다. 실거주 의무 등도 없어 갭 투자(전세 끼고 매매)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풍선효과’가 오피스텔 시장으로 번질 모양새다. 이미 서울 주요 지역의 오피스텔 매매 가격과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규제로 주택 수요가 오피스텔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953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8326건)보다 14.5%가량 늘었다. 1~9월 기준으로 지난 2022년(1만3054건) 이후 최대다. 9월 거래 신고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상승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39% 하락했지만 서울은 전 분기 보합에서 이번 분기 0.11% 상승하며 오름세로 전환했다.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13%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양천구의 현대하이페리온 오피스텔 전용 102.36㎡은 21억9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4일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오피스텔 전용 75㎡도 20억5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당분간 오피스텔 공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올해 3797실에서 내년 1417실로 급감할 예정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대책으로 시장의 유동자금과 자금 고민을 했던 수요가 차선책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환급성이 떨어지고 규제가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데다 아파트보다는 투자 매력도가 낮아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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