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폭주에 옅어지는 野 계파색…국민의힘, 저절로 단일대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0.19 06:05  수정 2025.10.19 06:05

'김현지·부동산' 등 정부·여당 잦은 폭주

외침에 국민의힘 내부는 단결해 '대여 전선'

내홍 잡음 줄었지만…지지율 답보는 여전

"'계엄 선긋기' 등 메시지 있어야 하는데…"

국민의힘 지도부인 정희용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대표, 장동혁 당 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서천호 전략기획부총장(왼쪽부터)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파 갈등 목소리가 적어지고 있다. 정부·여당의 지속된 폭주에 야당은 저절로 계파를 가리지 않는 단일대오가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떨쳐내지 못한 '윤어게인' 이미지로 인해 정부·여당으로부터 누수되는 지지율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당 지도부가 지금 확실한 내부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파 통합 즉, 보수대통합에 대한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승리하기 위해 내부 통합이 필수적이란 분석에서다. 정의화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무너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유승민·이준석·한동훈 등과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용광로 같은 화합 정치를 이루길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부·여당이 폭주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반사적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간 공을 들여온 대여 공세의 주제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관련한 의혹이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이 이번 정부 내 인사를 전횡했다는 정황과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백현동 옹벽 아파트 관련 의혹에도 가담했단 논란 등에 대해 공세를 펼치며 국정감사 출석을 압박하고 있다.


김 실장을 향한 공세가 좀 더 구체화 되는 모습도 엿보인다. 박정훈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4년 이 대통령이 성남시의회에서 시의원들을 겁박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사건에서 김 실장이 공모자로 명시됐단 대법원 판결문을 공개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김미희 통합진보당 전 의원의 선거법 재판 판결문 등을 근거로 들며 "이재명 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김일성 추종 세력인 경기동부연합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실장을 향한 공세는 곧 장동혁 대표의 참전으로 확전됐다. 장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경기동부연합과 관련이 있다고 했더니 대통령실은 종북이라고 답했다. 일단 사실은 인정한다는 것이냐"라며 "존엄현지의 실체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종오 의원이 지난달 30일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경 위원장이 특정 종교 단체 신도 3000명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이를 2026년 민주당 경선에 활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한 제보자의 녹취록을 근거로 꺼내든 '종교단체 신도 경선 동원 의혹' 역시 국민의힘 전체로 전선이 확대됐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튿날인 이달 1일 즉각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를 열어 진상규명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장 대표는 당일 기자들과 만나 "특정 종교를 이용해 선거하고 정치하려는 진짜 나쁜 정당은 민주당 아니냐. 거기에 국무총리가 연루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 문제를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관세협상부터 시작해서 김현지(실장) 의혹, 부동산 대책 등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못하고 있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의혹이나 실책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 친윤이니 친한이니 나눠져서 싸울 겨를조차 없다. 전부 하나로 합쳐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대여 전선은 여러 곳에서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 국민의힘이 칼끝을 돌린 분야는 10·15 부동산 대책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강력한 토지·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과 함께 시장 혼란이 뒤이을 것이라는 점을 꼬집고 있다.


이 같은 공세 역시 서울을 거점으로 둔 현(現)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배 의원은 10·15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 16일 국회에서 서울시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민 보금자리 파괴자 이재명 정책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어 배 의원은 "시민들과 함께 결연히 막아내겠다"며 "국회의원·당협위원장·외부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주거사다리 정상화 특위'를 만들어 서울시의 공급 확대 정책을 중심으로 중앙당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정부·여당을 향한 전선 확대로 인해 계파 갈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실질적인 효과인 지지율의 상승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현 지도부가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NBS(전국지표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39%, 국민의힘이 2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10월 1주차)와 비교해 민주당 지지도는 2%p 내렸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1%p 올랐다. 같은 기간 지지율 격차는 19%p에서 16%p로 좁혀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여당의 실책으로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 떨어져나간 지지율이 우리 쪽으로 오지 않는 건 아직 계엄에 대한 확실한 선 긋기가 없기 때문"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계엄 관련한 부분을 털고 더 강한 공세를 가하면 우리 당이 대안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하신 국민들이 다시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완전한 내부 통합에 대한 가능성은 조금 늦춰지는 모양새다. 장 대표가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밝히면서 '윤어게인'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오전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왔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평안한 삶을 지키기 위해"라고 적었다.


아울러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를 중심으로 새로 구성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진상규명에 돌입할 수 있단 점도 우려의 또 다른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도 챙겨야 하고 중도층에 있는 지지자들도 챙겨야 하는 장 대표의 고충은 이해한다"면서도 "내부 불만이 나올 수 있는 행동은 조금 줄여줘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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