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0.30 07:43  수정 2025.10.30 08:16

“韓 핵추진 잠수함, 美 필리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한국시간) “핵(원자력)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 만 하루가 채 안 돼 화답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그들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훨씬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며 “우리의 군사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16분 뒤 올린 글에서 그는 “한국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미국 본토, 바로 이곳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미국)의 조선 산업이 곧 크게 부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통령이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潛航)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핵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한데 따른 대답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중(對中) 견제에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인 만큼 외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핵잠 도입은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을 했다”고 밝힌 만큼,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핵잠수함은 디젤 연료로 움직이는 재래식 잠수함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소음이 없어 은밀한 작전이 가능하다. 한국은 잠수함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 기술 등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덕분에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 이뤄지고 예산 지원만 뒷받침되면 10년 안에 이를 전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핵잠수함 확보를 위해서는 ‘핵연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2015년 6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은 연구 분야에서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20% 미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외교력을 통해 전통적으로 비확산을 중시하는 국무부 관료 등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한·미 무역합의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받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약 500조원)를 지불(pay)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유한 한국 기업과 사업가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가 6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구체적인 내역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 백악관은 이날 한국 기업의 에너지 구매 및 현지 투자 계획 등을 망라한 ‘팩트시트’(Fact Sheet)를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앞서 자신이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여러 차례 언급했던 3500억 달러 ‘선불’(up front)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대량으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는데, 한·미 간 이번 합의를 명문화한 문서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한국이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분할 지급 방식으로 현금 200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고, 이에 대한 대가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 낮추기로 했다”면서도 “아직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아 양측이 세부 사항을 여전히 조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총리(Prime Minister)와 함께한 훌륭한 방문이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총리’라고 지칭했다. 미 백악관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을 유튜브에서 생중계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국무총리’(Prime Minister)로 잘못 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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